Flow to japan 2006/fukuoka 47

20060407 집으로 돌아가는 하늘

Flow to Japan 15th day Fukuoka, Japan -> Inchon, Korea 웃음과 이야기와 사람이 가득한 앞쪽 자리를 지나니 좀 한가한 내 자리가 보인다. 나보고 부자라고 했던 아저씨도 탔다. 생각 없이 집어든 스포츠 신문. 워드씨가 웃고 있다. 한글도 반갑고 해서 펼쳐서 읽기 시작하는데, 비행기가 움직인다. 조금씩 공항의 불빛이 흐르기 시작하고, 속력을 올린 비행기는 서서히 공중으로 날아오른다. 와... 점점 높아지는 하늘에서 바라보는 촘촘히 뿌려진 빛의 점들은 감탄을 자아낸다. 어느덧 벨트를 끌러도 된다는 불이 들어오고, 이륙의 흔들림은 사라지고 비행기 안은 조용해진다. 넉넉히 자리를 잡고 잠든 아가씨를 따라 나도 다리를 펴고 앉는다. 근데 어쩐지 불쌍해 보이는 자세. -_-;..

20060407 출국 게이트

Flow to Japan 15th day Fukuoka, Japan Departures. 출발 혹은 또 다른 시작을 알리는 문을 넘어선다. 그리 넓지 않은 면세점 곳곳을 돌아다니며 쇼핑하는 아주머니들을 구경하다가, 나도 뭘 좀 사야 하지 않을까 두리번거리다가 텅 빈 대합실로 걸음을 옮긴다. 주머니에 있는 동전을 털어 먹을 걸 하나 산 다음 데워달라 해서 테이블에 얹어놓고 남은 동전을 정리하고 있는데, 웬 서양 아즈씨가 -_- '너 부자구나!' 이러고 지나간다. 씩~ 웃어주곤 남은 동전을 갖고 뭘 할까 싶어, 기념품 가게에 들어섰다. 작다란 기념품을 가지고 서서 만지작만지작하다가, 가게에 손님이라고는 혼자뿐인 날 구경하는 판매하는 여자분들 두 분께 다가가 '뭐가 예뻐요?' -_- 라고 천연덕스레 물어본다...

20060407 후쿠오카 공항

Flow to Japan 15th day Fukuoka, Japan 막 이륙한 비행기가 손에 닿을 듯 창밖을 가르다가 이내 하늘 속으로 모습을 감춘다. 멍하니 창밖을 보며 버스를 따라 흔들리는 배낭 손잡이를 단단히 쥐어본다. 은은하게 펼쳐진 누런 하늘빛은 어쩐지 내 맘을 편안하게 해준다. 버스가 멈추고 재잘대는 승무원들을 따라서 건물 안으로 들어선다. 후쿠오카 공항 국제선 청사. 슬슬 떠나야 하는 게 실감이 나기 시작한다. 버스 정류장과 연결되는 곳은 도착 게이트가 있는 건물의 1층이다. 공항 한켠에 마쯔리와 관련된 것들이 전시되어있고 드문드문 사람이 지난다. 힐끔 바라보고 출국 수속을 하는 곳을 찾아 올라간다. 한가한 공항 풍경. 사람이 없는 건 좋지만, 좀 적적한 느낌이 든다. 빛이 들어오도록 설계된..

20060407 후쿠오카와 헤어질 준비

Flow to Japan 15th day Fukuoka, Japan 딱히 갈 곳이 없어서, 계속해서 캐널시티 주변을 맴돈다. 별생각 없이 다시 안쪽 광장으로 나서는데 웬 공연을 하고 있다. 자전거 묘기를 보여주는 외국인. 자연스레 모인 사람들 사이에서 신기한 듯 바라본다. 거의 끝나갈 무렵에 보기 시작했는지 아쉽게도 공연은 금방 끝이 났다. 공연이 끝나고, 아이들과 즐겁게 어울리는 서양사람 모습이 보기 좋다. 슬슬 출발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근처 버스정류장에 가서 선다. 이 근처를 도는 버스들은 100엔 버스라는 이름으로 운행하고 있어서, 100엔 동전 한 개만 내면 된다는 사실이 굉장히 만족스럽다 -_-; 퇴근시간이 가까워진 건지 버스에 사람이 가득하다. 자리를 비집고 안으로 들어서 흔들흔들 차..

20060407 캐널시티 탐방

Flow to Japan 15th day Fukuoka, Japan 골목과 골목을 지나서, 모니터가 잔뜩 들어선 캐널시티 건물로 들어섰다. 승차권을 잃어버려 우울한 마음에 도시락을 사들고 왔다. (응?) 역시 먹는 게 남는 것? 자리를 찾아 퍼질러 앉는다. 지나다가 받아온 캐널시티 하카타 10주년 캠페인 팜플렛을 대충 훑어본다. 10년이나 된 건물이구나 여기가... 단순해 보이는 명태알 따위가 들은 오니기리 세트. 생각보다 맛이 괜찮다. 역시 사람은 밥이 들어가 된다. (응?) 떠날 시간이 다가와서 서운한 건지, 뭔갈 잃어버려서 울적해진 건지 천장에 난 유리창 사이로 하늘을 바라보며 알 수 없는 -_- 머릿속을 정리한다. 누군갈 기다리는 듯 앉아 있는 아가씨를 멍하니 바라본다. 지금 이 순간이 저 사람의..

20060407 전철표를 잃어버리다

Flow to Japan 15th day Fukuoka, Japan 자그마한 골목길을 따라 거리로 나섰다. 어라? 어딘가 익숙한 풍경.. 여기 왔었던 것 같은데? ^^; 방황하며 돌아다니던 며칠 전 지나간 곳이다. 그때는 닫혀 있던 문이 지금은 활짝 열려있다. 후쿠오카가 좁은 건지 내가 오지랖이 넓은 건지. 어쨌거나 아는 길이 나오니 좋다. 밤과는 다른 낮의 풍경을 걷기 시작한다. 낡은 분위기의 건물 앞쪽으로 세련된 차들이 길을 달린다. 그 위로 옅은 하늘빛 햇살이 뿌리고 있다. 날씨가 정말 좋다. 머릿속으로 이런저런 생각들을 정리해가면서 걸음을 옮긴다. 바닥을 보고 가다가 문득 바닥이 연둣빛으로 물드는 걸 느낀다. 올려다본 하늘에는 촘촘한 녹색 점들이 찍혀있다. 스치듯 지나치는 그들의 일상과, 흐르듯 ..

20060407 쿠시다 신사

Flow to Japan 15th day Fukuoka, Japan 友だちと仲良しくらせますようよ "친구와 사이좋게 지낼 수 있기를!"이라고 적힌, 다양한 사람들이 소망하고 있는 것들의 기운이 느껴지는, 소원첩을 따라 신사 안을 거닌다. 무언가 모신사당. 옛날의 그 사람들은 무얼 그리도 빌고 싶었던 걸까. 쪼르르 떨어지는 물소리와 함께 귀여운 걸 발견했다. 시원하게 물줄기를 뿜는 오줌싸개 상. 빨간 옷까지 입은 멋쟁이다. 석등 너머로 절 모습이 아릿하게 비춘다. 작은 벚꽃 가지가 어울리는 물가에는 굵직한 잉어들이 살고 있다. 정갈하게 다듬어진 연못이 보기 좋다. 곳곳에 매달린 종잇조각은 간간이 부는 바람에 흔들리고 난 한적한 기분을 한껏 머금어 본다. 한 바퀴 돌고 나오다 보니, 결혼식 준비를 하는 사람들..

20060407 기념품 가게와 쿠시다 신사

Flow to Japan 15th day Fukuoka, Japan 별생각 없이 들어선 옆 건물엔 아기자기한 물건이 가득한 기념품 가게가 있다. 귀여운 것이 많아서 구경하는 재미가 있다. 연꽃모양 장식품이 아기자기한 맛이 있다. 가죽으로 만든 십이간지를 나타낸 열쇠고리를 몇 개 만지작거리다가, 이거랑 이거 주세요! 했다. 친절하게 따로 포장도 해주고, 헷갈리지 말라고 스티커도 붙여준다. 이런 서비스 정신은 정말 배울 만하다. 기념품 가게를 나서는 벽에, 소년탐정 김전일을 그린 작가의 만화 포스터가 있다. 대충 읽어보기에는 지진보험(地震保?)이라고 적혀있다. 지진이 워낙 많이 나니까 보험도 따로 있나보다. 자세한 내용은 모르니까 그냥 넘어간다. -_-; 기념품 가게 처마에 테루테루보우즈(てるてる坊主)가 걸..

20060407 하카타마치야 민속박물관

Flow to Japan 15th day Fukuoka, Japan 이번에는 기온(祇園)역에 들렀다. 기온을 나타내는 마크는 일종의 기원제인 하카타 야마카사(博多祇園山笠)를 하는 사람의 형상. 꽤 귀엽다. ^^ 이곳에 온 이유는 하카타 마치야 후루사토관(博多町家ふるさと館)을 들르기 위해서다. 출구를 확인하고 밖으로 나선다. 언제부턴가 이런 습관이 몸에 뱄다. 역을 나서자마자 보이는 기와집. 사진에도 얼핏 보이지만, 높은 건물들 사이에 자리 잡고 있어서 색다른 느낌을 준다. 묘한 어울림이랄까. 후루사토관이 있는 골목으로 들어서는데 커다란 도리이가 나를 맞는다. 낡은 건물과 도리이가 어쩐지 도심이 아니라 시골에 온 듯한 착각이 들게 한다. 친절하게(?) 전봇대에 이정표가 붙어 있다. 후루사토관 이쪽! ^^;..

20060407 점심과 게임센터

Flow to Japan 15th day Fukuoka, Japan 끼니때가 되면 꼬박꼬박 혼자 밥 먹는 것에 꽤 익숙해져 있긴 하지만, 보통 가볍게 때우기 일쑤였다. 괜찮은 고기를 좀 먹어 볼까 하고, 요도바시 안에 있는 한 가게에 들어갔다. 깔끔한 고깃집? 들어가서 이끄는 곳으로 가서 앉으니 런치메뉴가 주르륵 나열된 메뉴판을 준다. 갈비, 로스 등등의 -_-; 메뉴가 눈에 들어오긴 하지만, 그냥 규동 세트를 주문했다. 한정으로 10개만 판다는 말도 붙어있고 무엇보다 가격이 저렴했다. 에이.. 싸게 먹자... 흑.. 나처럼 혼자 온 회사원 아저씨의 뒷모습이 어째 쓸쓸해 보인다. 다행히 내 생각일 뿐. 시원스레 맥주를 시켜 들이키는 모습이 좋다. 역시 낮술은 최고? -_-; 4000엔을 내고 90분 동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