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 14

맥주 한잔

요 며칠 비가 오려는지 맥주 한잔이 절실한 날씨다. 며칠째 맥주를 마시다 보니 오늘은 맛난 맥주 마시고 싶어서 거금을 들여 한 병 사왔다.졸업 논문은 어찌어찌 넘겼고, 프로젝트 마무리도 얼추 되는 것 같고.... N사의 인턴 생활은 재밌기도 하고 어렵기도 하고 그렇다. 취업이 문젠데 어떻게든 비벼볼 구멍은 있는 것 같다. 근데 뭐가 이렇게 갑갑하고 참을 수 없는지 모르겠다. 불안하고 초조한 생각들은 언제쯤 가라앉으려는지...그러고 보면 나는 여름을 좋아한다. 푸른 잎이 무성하게 나무가 커가는 그런 여름. 올여름은 특히 내가 나무처럼 쭉쭉 커야 한다는 생각이 강해서 그런가 보다. 더 자라지 못해 뿌리가 썩어버릴 것 같은 느낌도 들고. 따지고 보면, 요 몇 년간 여름마다 조금이라도 더 크려고 노력했고, 생각..

생각 2014.07.17

20070605 부산에서 서울로

군대, 새로운 시작 Tribute to ji- woo,Nam. 2005 #1 아침 일찍 연산동 역으로 나선다. 지혜양을 만나기로 했는데, 이 친구 꽤 늦는다. -_-; #2 여기저기 방황 해본다. 기다리는 건 은근히 지루해서 귓가에 노래가 흐르고 있지 않다면 좀 힘들 것 같다. #3 역 안을 배회하다가 책 자판기를 발견했다. 아이디어는 좋은데 그다지 볼만한 책은 없어 보인다. #4 편의점에서 커피를 사들고 자리를 잡고 앉았다. #5 무려 1300원 씩이나 하는 지하철 표. 비싸단 말이다!! #6 한참을 달려서 도착한 곳은 하단 동아대학교. 평일이기도 하고 학교를 가야한다길래 쫄래쫄래 따라갔다. #7 일단 밥부터 먹고 보자. 근처 돼지국밥집에 들어갔다. 구수한 국물. 맛있다. #8 밥을 먹고선 차를 또 한..

20070422 시험과 맥주

군대, 새로운 시작 Tribute to ji-woo,Nam. 2005 졸린 눈을 부비며 버스를 타고 시험장으로 향한다. 목적지는 경수중학교. 흐릿흐릿한 날씨. 느릿느릿 걸어서 시험장으로 들어선다. 가방 멘 사람들이 아침 일찍 움직이는 모습들. 가끔 시험을 보러 오면 고등학교, 중학교 다닐 적 생각이 난다. 별 신날 것도 없던 그때가 조금 그립다. 기출문제들을 꺼내 놓고 시험준비를 한다. 흠... 실기 시험이라고는 해도 객관식. 좀 이상하다 싶다. 그래도 뭐. ^^; 멍하니 두리번거리다가 보니 교실 한편에서 대학 동기를 만났다. 진작에 제대하고 졸업을 앞둔 친구를 여기서 보다니 세상 정말 좁다. 뭐 별일 없이 시험이 끝나고 (별일 있으면 안 된다. -_-) 친구를 꼬셔 점심을 얻어먹으러 근처 허름한 중국집..

20070319 느긋한 신천

군대, 새로운 시작 Tribute to ji-woo,Nam. 2005 집에서 빈둥대다가 신천으로 나선다. 우중충한 하늘이 나를 기다린다. 인터넷에서 우연히 찾은 신천 한구석에 자리한 의외의 파스타집. 알루메 근처에서 일하느라 바쁜 친구를 불러냈다. 버터냄새가 아직 남아있는 따뜻한 빵. 한가로운 이야기. 평일 저녁인데다 좀 일러서 그런지 조용하다. 샐러드와 파스타를 시켜놓고 느긋한 기분으로 즐겨준다. 자꾸만 여유가 없어져서 가끔씩 이런시간을 나에게 선물할 필요가 있다. 단단히 박힌 벽돌들이 빛을 받아 아늑한 분위기를 만들어준다. 아. 느긋해서 좋다. 접시를 비워간다. 매콤한 토마토 파스타가 꽤 인상적인. 딱히 주문하지 않았는데 서비스로 주신 티라미스. '행복하세요.'라는 말은 왠지 가슴 설레는 느낌. 저녁..

20070204 함께하는 시간

군대, 새로운 시작 Tribute to ji-woo,Nam. 2005 늦게 들어온 만큼 원 없이 늦잠을 자다가, 어제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챙긴 물건들을 꺼내놓는다. 친하게 지내던 성가대 선배님 커플께 드리려고 준비한 액자와 오래된 사진. 오랜 시간 사랑하고 함께한 사람과 함께 살게 된다는 건 정말 행복한 일일 테지. 마침 3년쯤 전에 찍어둔 사진을 찾아내고 보니 나름 의미가 있어 좋다. 스타벅스에서 지우 줄 여과기를 사고 받은 선물들. 다이어리는 연초에 꽤 비싸게 팔던 건데 많이 안 팔렸던 모양인지 이벤트로 나눠줬다. 중앙시네마에서 영화를 볼 수 있는 공짜 티켓까지 받고 보니 올해에는 운이 좋을 모양이다. ^^ 전혀 생각지도 않았는데 일기장이 생긴 덕분에 일기를 쓸 생각을 해본다. 한 해 동안 잘 부탁..

20070203 친구들

군대, 새로운 시작 Tribute to ji-woo,Nam. 2005 1월을 어찌어찌 보내고 오랜만에 바깥나들이. 집에 와서 먼저 하는 일은 카메라 챙기기, 핸드폰 살리기. 펼쳐본 수첩 속엔 생각날 때마다 적어놓은 이런저런 단어들이 한가득 이다. 다니고 간 다음엔 엄마가 책상을 깨끗이 치워놓으시는데, 성격상 한참을 어지르고 나서야 나갈 준비를 마친다. 부랴부랴 집을 나서는 길. 어쩐지 멋진 느낌의 꼬마들을 스쳐 지난다. 충무로역에 도착. 오랜만에 효숙양이 청주에서 올라왔단다. 집에서 늦게 나온 터라 부랴부랴 움직인다. 가는 길에 타임포토에 들러서 아는 분께 선물할 사진을 한 장 찾았다. 충무로 미놀타 수리점에 카메라 수리를 맡기고, 이것저것 사러 돌아다니다가 뭔갈 먹자고 다시 한참을 돌아다녔는데 결국 선..

20060406 후쿠오카에서의 마지막 밤

Flow to Japan 14th day Fukuoka, Japan 발소리를 죽여가며 조용한 오호리공원역 안으로 들어선다. 역시 같은 곳이라도 낮과 밤의 분위기는 확연히 차이가 난다. 휴.. 다행히 지하철이 끊기지 않았다. 금방 오지 않는 열차를 마냥 기다리기 좀 지루해져서 승강장을 서성거려본다. "어이구 아가씨가 떡이 됐네~" 라는 어떤 영화의 대사가 생각나는 풍경. 신기한 맘에 냉큼 사진 속에 담아두긴 했지만, 왠지 저 남자아이들의 눈초리가 매섭다. 우두커니 서서, 지금껏 걸었던 길 위에서, 다시 나아갈 길을 향한 화살표를 찾아본다. 여행이란 그런 것. 온갖 상념에 빠져 있는 동안 열차가 들어오기 시작한다. 앙증맞은 열차 그림이 귀엽다. 한가로운 열차풍경에 스륵스륵 잠이 온다. 많이도 걸었다. 휴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