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 11

Spring Fever

벚꽃을 보러도 다녀왔고 중간고사도 마쳤다. 영어회화도 한 학기가 끝났다. 엊그제 만발하던 벚꽃잎은 바람이 불기 시작한 어느날인가 어느새 자취를 감추었다. 식사를 하고나면 졸립고 사람들의 옷차림이 점점 가벼워 진다. 봄은 그렇게 흐르고 있다. 좀 추워지긴 했지만... ^^ 조금 혼란스럽고 조금 두려운 기분은 Spring Fever 때문이라고 생각해버린다. 다 잘될거야.

생각 2011.04.26

20060407 쿠시다 신사

Flow to Japan 15th day Fukuoka, Japan 友だちと仲良しくらせますようよ "친구와 사이좋게 지낼 수 있기를!"이라고 적힌, 다양한 사람들이 소망하고 있는 것들의 기운이 느껴지는, 소원첩을 따라 신사 안을 거닌다. 무언가 모신사당. 옛날의 그 사람들은 무얼 그리도 빌고 싶었던 걸까. 쪼르르 떨어지는 물소리와 함께 귀여운 걸 발견했다. 시원하게 물줄기를 뿜는 오줌싸개 상. 빨간 옷까지 입은 멋쟁이다. 석등 너머로 절 모습이 아릿하게 비춘다. 작은 벚꽃 가지가 어울리는 물가에는 굵직한 잉어들이 살고 있다. 정갈하게 다듬어진 연못이 보기 좋다. 곳곳에 매달린 종잇조각은 간간이 부는 바람에 흔들리고 난 한적한 기분을 한껏 머금어 본다. 한 바퀴 돌고 나오다 보니, 결혼식 준비를 하는 사람들..

20060406 후쿠오카 돔

Flow to Japan 14th day Fukuoka, Japan 드문드문 불을 밝힌 길을 따라서 걷는다. 어둠은 점점 더 깊어져 간다. 검은 하늘 아래로 늘어선 둥근 모양의 건물이 눈길을 붙든다. 예쁜 문양을 찍어 놓은 것 같다. 가로등은 나뭇잎 사이에 숨어서 녹색 빛을 내며 길을 물들인다. 여전히 거리는 쓸쓸하다. 좀 넓은 곳에서 바라보니 동그란 건물이 한눈에 들어온다. 아. 후쿠오카돔이구나.. 거대하게 동글동글한 느낌. -_-; 근처로 흐르는 바닷물엔 노란빛만 짙게 물들어 있다. 잠깐 걸터앉아 바람을 들이쉰다. 옅은 푸른빛을 내는 구름 낀 하늘은 조용하기만 하다. 입구로 한번 가볼까. 구불구불한 길을 따라간다. 으아~ 넓구나. 근데 여기도 사람이 없다. 윽. 좀 무섭기도 하지만, 워낙에 밝게 해놓..

20060405 밤의 커널시티

Flow to Japan 13th day Fukuoka, Japan 슬그머니 커널시티로 들어섰다. 대부분 매장이 문을 닫은 상태라 조용하니 좋다. 혼자 불을 밝힌 노란 초승달이 비추는 길을 따라 걷는다. 높다란 천정까지 조명이 다다라 아늑한 분위기를 만든다. 계단을 찾아 조금 높은 곳으로 올라가 보았다. 넓게 보이는 분수가 신비한 느낌을 준다. 아래쪽부터 위로 올라갈수록 커다란 동굴 모양을 만드는 메인 홀에서 고개를 들어 천장을 바라본다. 사람 없는 홀 안에 드문드문 놓인 조명이 예쁜 빛을 낸다. 조용한 느낌을 마음껏 만끽해 본다. 조금씩 높은 곳으로 걸음을 옮긴다. 가판 매점이 점점 작아져 보인다. 독특한 건물 모양에 감탄하면서 계속 사진으로 흔적을 남긴다. 10주년 기념이라고 곳곳에 붙어있던 포스터...

20060405 도심을 향하다

Flow to Japan 13th day Fukuoka, Japan 길을 걷다보니(?) 중심가가 나왔다. 높은 건물이 많고, 사람도 많다. 그 사람들 사이로 들어선다. 재밌게 생긴 시계를 유심히 보다가, 근처에 보이는 카메라 상점에 들렀다. 한구석에서 고장난 물건들을 팔고 있다. 내 카메라에서 쓸수 있는 렌즈를 발견해서 급하게 찾아보려하다가, 도쿄에서 샀던 렌즈를 떨어뜨렸다. 소리를 내며 UV필터가 깨져버렸고 굉장히 당황해서 어쩔줄 몰라하는 내게 점원이 달려와서 괜찮냐고 묻고는 바로 내가 어질러 놓은 것을 치우기 시작했다. 미안할 정도로 열심히 치우고는 괜찮냐고 물어봐주는 마음 씀씀이가 참 고마웠다. 한바탕 전쟁을 치르고 나서 확인한 렌즈는 고장난데다가 딱히 쓸만하지도 않았다. 쳇. -ㅁ-; 다시 건물 ..

20060404 정원 콘테스트

Flow to Japan 12th day Osaka, Japan 북적북적한 사람들 사이로 무척 낡은 건물이 자리 잡고 있다. 그 앞쪽 광장에서는 사람들이 무언가를 구경한다. 전통복장을 입으신 분들이 구경하는 모습을 보고는 나도 구경을 해보려고 가까이 다가간다. 이게 뭔고 하니.. 작은 적당한 틀을 만들어놓고 그 안에 정원을 꾸며놓는 일종의 대회 같은 것. 그 중에서 잘 된 것을 골라 전시하고 있다. 화단에 다리를 놓아주는 센스. 한쪽에는 먹을거리를 파는 가게들이 보인다. 삼삼오오 모여앉은 사람들의 정겨운 모습도 함께한다. 평일인데도 사람들이 많다. 계속해서 정원 구경을 해본다. 작은 공간에 정성들여 꾸며놓은 모습이 아기자기한 맛을 준다. 손톱만한 꽃이 가득한 꽃밭. 인형이 맘에 든다. 자세히 보면 크기가..

20060404 오사카성

Flow to Japan 12th day Osaka, Japan 수염이 덥수룩한 아저씨가 철사 비슷한 것으로 자전거를 만들어 팔고 있다. 아저씨와 자전거가 어색한 듯 잘 어울린다. 장사는 좀 되려나~ ^^ 한가해 보이는 각인석광장(刻印石?場) 이제 조금만 더 오르면 된다. 성벽에 넓직하게 자리잡은 벚꽃나무가 멋스러웠다. 기념촬영하는 사람들을 구경해본다. 반대편 성벽위로 조금 올라가 아래를 바라보니 공원 곳곳이 분홍빛 물결이다. 금빛 문양이 하늘색사이로 도드라진다. 가까이 보인다. 혼자 물끄러미 사람들을 구경하는 중. 재밌다. 이런 것. 넓게 잡히는 렌즈로 갈아 끼우고 성을 좀 더 구경해 본다. 엇. -_-; 아무도 없던 성벽 쪽으로 사람들이 올라와서 시끄럽다. 도망가야겠군. 추억을 남기는 사람들 사이에서..

20060404 성을 향해 오르다

Flow to Japan 12th day Osaka, Japan 한가로운 사람들 사이에서 걸음을 옮긴다. 만발한 꽃들이 눈을 아찔하게 한다. 빼곡히 자리잡은 나무가지 사이로 꽃놀이 나온 가족들이 많다. 돗자리깔고 꽃을 보며 먹는 도시락이 조금은 부럽기도 하다. 이야기 꽃을 피운 아낙네들. 얼굴 가득 웃음이 묻어난다. 도심과 멀지않아서 근처 건물들이 성곽을 둘러싼 호수에 모습을 비춘다. 자리를 잡는건지. 일어서려는 건지. 알듯 모를듯 한 아쉬움이 느껴지는 사람들. 꽃을 바라보는 아주머니 얼굴에도 웃음이 묻었다. 길 한쪽에 깔끔하게 정리된 화단에 반해버렸다. 사람들은 계속해서 위를 향해 걷는다. 나도 그 흐름에 끌리듯 계속 걷는다. 가려진 나무가지사이로 금빛을 머금은 성이 모습을 드러낸다. 뿌리를 보이는 나..

20060402 비오는 거리

Flow to Japan 10th day Nara, Japan 어제 할인점에서 사왔던 도시락을 냉장고에서 꺼냈다. 그러고 보니 녹차도 반값이라 두개 샀다 -_-; 유스호스텔에서는 냉장고도 같이 쓰니 저런식으로 이름 붙여놔야 한다. 아아 만족스러운 반값 마크. 근데 무지하게 차가워서 밥이 맛없다. 반찬은 그럭저럭. 직원들이 모여서 식사하다가 '데워줄까요.' 이랬는데 당황해서 그냥 먹었다. 뎁혀먹을껄. ㅜ.ㅡ 유스호스텔에 묵는 사람들은 부지런한 것 같다. 같은 방을 썼던 영국 남자아이 둘과 오스트리아 아저씨 한명 모두 나가버리고 없다. (어째서 어디서 왔는지 다 아는지는 비밀-_-이라기 보다 그냥 대충 물어봐서 알았다.) 다 나보다 빨리 사라진다. 늦잠을 자는 편이라서 그런가. -_-; 밥을 먹고 체크아웃을..

20060401 골목길의 즐거움

Flow to Japan 9th day Kyoto, Japan 성을 뒤로하고 건널목에서 신호를 기다린다. 어디론가 향하는 사람들과 기다리는 사람들. 그 사이로 슬며시 들어간다. 니죠성 바로 맞은편엔 지하철역이 있다. 그 근처에서 지도를 찍어둔다. 생각보다 유용하게 쓰일 때도 있다. 번쩍 거리는 일본도가 전시 되어있다. 기념품으로 수리검이라도 사갈까? -_-; 발길을 돌려 안가본 길로 걸음을 옮긴다. 왔던길과 반대로 가는 것. 탁아소 같은 곳이 보인다. 피노키오가 꽤 잘생겼다. ^^ 길가에 핀 벚꽃은 은근히 나를 부른다. 묘하게 취해서 다가가서 사진을 찍는다. 참 오묘한 빛깔이다. 한가득 핀 벚꽃이 한들거리며 봄냄새를 풍긴다. 햇빛을 등진 꽃에서도 빛이 난다. 지나던 사람들도 꽃나무를 신기한듯 구경하고 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