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 새로운 시작 38

20061223 갑작스런 나들이

군대, 새로운 시작 Tribute to ji-woo,Nam. 2005 시간은 흐르고 흘러 12월 말. 의도하지 않게 일정이 바뀌어 크리스마스가 가까워가는 가운데 바깥나들이를 나왔다.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시곗바늘이 너무 빨리 움직이는 것 같아 괜스레 조급해진다. 조급한 맘과는 다르게 집에서 컴퓨터를 하면서 늘어지다가 한참 읽고 있던 책들과, 늘 들고 다니는 잡동사니들을 가방에 쑤셔넣고 길을 나선다. 지하철을 타고, 걷고 다시 다른 지하철에 오른다. 바삐 움직이는 사람들의 걸음 사이에 멈칫멈칫 어색함을 떨궈내며 걷는다. 5호선 천호역. 지하철에서 내려 이마트로 가는 길. 사진점에서 일하시는 지우 어머님께 매번 필름을 부탁하는 게 죄송하고 감사해서 뭔갈 사다 드리는데 이번엔 방울 토마토를 조금 샀다...

20061113 잔혹한 복귀

군대, 새로운 시작 Tribute to ji-woo,Nam. 2005 늦잠을 뿌리치고 조조를 보러 강변 CGV에 들렀다. 흐르는 순간순간이 아쉬울 따름. 어디론가 향하는 별빛을 따라 걸음을 뗀다. 나 잘 흐르고 있는 거겠지? 자리를 확인하고 들어서 앉아 영화를 본다. "잔혹한 출근" 이라는 유쾌한 영화. 역시 영화는 기대를 안 하고 봐야 하는 건가.. ^^; 의외로 재밌게 봤다. 방향이 다른 화살표 두 개가 나란히 박혀있다. 어느 것을 따라가야 하는 건지... 강변역에 들러 준정군과 중민군과 빠이빠이. 그리 멀지 않은 길을 가면서도 들어갈 때가 다 되어서 그런지 머릿속엔 잡생각이 많아진다. 부대에서 증명사진이 필요하다 했던 게 생각나서 디지털카메라로 쓱싹쓱싹 증명사진을 만들어 놓고 보니 이번엔 시계를 사..

20061112 술자리

군대, 새로운 시작 Tribute to ji-woo,Nam. 2005 어떻게 하다 보니 또 밤이 되어서야 집에서 나선다. 익숙한 거리. 익숙한 불빛들. 귓가에 흐르는 노래에 맞춰 고개를 끄덕이며 걷는다. 무심코 셧터가 눌린 카메라는 친절하게도 그 끄덕임을 담아둔다. 전철을 타러 가는 길. 다들 바쁘게 움직이는 잠실역에서 내린다. 잠실역 지하상가는 아직 공사 중. 간판을 따라 교보문고로 향한다. 잠실에 큰 서점이 생겨서 다행이라 생각했다. 책을 뒤적이다가, 중민군의 연락을 받고 버스를 타러 나선다. 신천 방향의 버스 정류장. 오랜만에 들러서 그런지 동네가 낯설다. 어른거리는 불빛을 바라보며 낯선 번호의 버스에 오른다. 뚝섬으로 이사를 하고서는 버스 번호들이 죄다 바뀌어서 좀처럼 눈에 익지 않는다. 흔들거리..

20061111 자리를 잡다.

군대, 새로운 시작 Tribute to ji-woo,Nam. 2005 11월이 다가왔고, 나는 경기도에 자리를 잡게 되었다. 진주에서 옮긴 지 얼마 되지 않아 바깥바람을 쐬러 나왔다. 계속 집에 있다가 친구를 만나러 홍대 가는 지하철 안. 누군가 바닥에 흘리고 간 하트를 발견했다. 흔들리는 가운데 남겨진 이 마음은 누구의 흔적일까. 가는 길에 종로에 들러 필름을 샀다. 오랜만에 만지는 카메라가 묘하게 반갑다. 푸른빛을 띠며 어두워지는 하늘을 바라보며 잠시 멍해진다. 사람들이 가득한 곳을 거닐고 있다는 게 어색하다. 나는 이곳 소속이 아닌 사람이니까. 흔들리는 걸음을 옮겨 지하철역으로 향한다. 내렸던 역보다 한 정거장쯤 더 걷는다. 종각역에서 열차에 몸을 싣고 이동. 친구보다 먼저 홍대에 도착해서 휘 한 ..

20061002 아쉬움을 흘리다

군대, 새로운 시작 Tribute to ji-woo,Nam. 2005 돌아가야 하는 날 아침. 눈을 몇 번이나 비벼가며 잠을 깨고는 강변 CGV로 향한다. 조조 할인 티켓을 끊고선 출출한 참에 팝콘을 먹기로 했다. 나는 카메라에 친구들의 뒷모습을 남겼고, 다 같이 본 '라디오 스타'에서는 박중훈과 안성기가 멋진 웃음들을 남겨줬다. 돌아갈 시간. 어색하기만 한 약복을 챙겨입고 하나밖에 없는 이병 작대기를 흘릴까 걱정해가며 진주로 돌아간다. 아쉬움은 뚝뚝 흘러 내 빈자리를 채운다. postScript 허헛. 오랜만에 인사드리는데 사진이 몇 장 없으니 죄송하네요. 잘 살아 있습니다. 7월도 끝물이군요. -_-; 더운 날씨에 지치지들 마시고 다들 힘내시길.

20061001 어디론가 나서다

군대, 새로운 시작 Tribute to ji-woo,Nam. 2005 하루종일 컴퓨터를 하다가, 휴가증을 아무렇게나 펼쳐놓고서 나갈 준비를 한다. 어스륵한 하늘은 벌써 하루를 마감하고 있다. 난 하루종일 뭐한거지? -_-; 지하철을 기다리며 멍하니 앉아있다. 그 동안에도 시간은 빠르게 흐르고 흐른다. 멍해진 눈빛으로 어딘가를 향한다. 누군가를 만나고, 적당히 술을 마시고, 적당히 이야기를 해보지만, 아쉬움과 서운함은 가시질 않는다. postScript 음.. 7월이 벌써 반이나 흘렀군요. 빠른 시간 만큼이나 자주 들락거리는 저는 밖에 있습니다. 사람들을 만나고, 셔터를 눌러대며 돌아다니고 있어요. 들러주시는 분들께 죄송할 정도로 무관심하게 지냈답니다. 자주 찾아뵙도록 하죠.

20060930 첫 휴가

군대, 새로운 시작 Tribute to ji-woo,Nam. 2005 군대로 내 자리를 옮긴 지 54일 만에 맡는 바깥공기. 첫 휴가의 둘째 날.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집안에만 있었던 어제를 털어버리고 나서본다. 다행히 만나주겠다는 사람이 있어 -_-; 지하철로 나서는 길. 사실 밍기적 거리다가 늦었다. 헐... 더디게 가는 지하철을 달리고 달려 상암 CGV에 도착했고, 앞부분을 조금 잘라 먹은 '타짜'를 봤다. 영화를 마치고 나서는 길. 상암역 광장에서 무언가를 하고 있다. 마포구 청소년 축제였나.. 오랜만에 시끌벅적한 분위기. 신나기도 하고 ^^ 재밌다. 레이지본도 나왔고, 무슨 댄스팀도 나왔고... 계단에 앉아서 적당히 음악을 듣다가 밥을 먹으러 홍대로 이동. 오코노미야키를 먹으러 no-side를 ..

20060807 입대하던 날

군대, 새로운 시작 Tribute to ji-woo,Nam. 2005 어렴풋이 떠오는 햇살을 맞으며 엄마와 함께 집을 나선다. 생각보다 먼 길이 될 것 같다. 공군은 전부 진주로 입대를 한다. 전주로 떠나려고 찾은 남부터미널. 표를 끊고 출발 시각을 기다린다. 엄마랑 나란히 앉아,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며 버스는 달린다. 출출해지는 참에 엄마가 정성스레 준비해오신 도시락을 먹는다. 간단하지만 엄청나게 맛있다. ^^; 달리던 버스는 휴게소에서 멈추고, 잠깐 바람을 쐰다. 햇볕이 너무도 따가워, 나도 모르게 찡그리고 만다. 아... 덥구나. 파란빛 하늘에 뜬 애드벌룬은 바람을 기다리는 듯 홀로 우두커니 있을 뿐. 햇빛은 조금씩 열기를 더한다. 버스는 다시 달리고 얼마를 갔을까. 슬그머니 엄마의 손을 잡아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