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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204 / 유후인 카페 노나카 / 오이타

기념품 가게가 대부분인 거리가 지겨울 무렵 직접 커피를 볶는다는 카페를 발견했다. 마침 커피가 필요하던 참이었다.카페 노나카 (野、菜、家 - http://goo.gl/iclQp)에 들어서서 커피를 주문하고 자리를 잡았다. 들판, 나무, 집이란 이름이 특이하다. 주문한 지 얼마 안 되어 커피를 받아들었다. 셀프서비스로 가져다 먹는 방식이라 두세 명의 직원만이 주방에서 분주히 주문을 소화하고 있다. 우리 일행과 비슷한 시기에 들어선 일본인 일행은 수다 꽃을 피우고 있다. 목욕을 마치고 나서 그런지 조금 걸었다고 그새 피곤해져서 달곰한 커피 한잔이 반갑다. 옆 테이블 이야기를 알아들을 수 있을까 잠깐 훔쳐 듣다가 이내 포기하고는 커피를 한 모금씩 넘기며 카페 분위기를 유심히 살펴본다. 조그마하지만 아늑한 느낌..

20120204 / 유후인 거닐기 / 오이타

오이타 현에 속해 있는 유후인 여행 시작! 크게 보기 유후인역에 도착하자마자 돌아가는 열차를 예약했다. 다시 서서 가고 싶진 않은 정도의 시간이 걸렸다. ㅠ.ㅜ역을 나서서 멀리 보이는 유후인 산을 배경으로 다 같이 사진을 찍었다. 기념 사진 찍는 상황만으로도 꽤 재미를 느낄 수 있다는 걸 새삼 깨달았다. 독특하게 생긴 유후인 역은 유명한 건축가 이소자키 신이 설계했다고 한다. 구름 사이로 드문드문 보이는 하늘이 반갑게 햇살을 밝히고 있다. 점심은 유후인에서 유명한 음식을 먹기로 했다. 고민 끝에 방문한 곳은 아즈마안(お食事処 あずま庵 - http://goo.gl/B54W2)이라는 음식점. 넓은 공간에 우리가 첫 손님이 되었다. 먼저 나온 토종닭 구이 (지도리야키 地鶏焼) 를 잡아 먹을듯한 기념 촬영 고고..

20120204 / 유후인 노모리를 타다 / 오이타

꽤 이른 시각. 기차를 타러 역으로 이동하는 하늘 사이로 해가 비치기 시작한다. 며칠째 지나고 있는 거리는 익숙한 풍경으로 아침을 시작하고 있다. 기차를 타고 이동하는 일정이니 유명하다는 에키벤(역에서 파는 도시락)을 아침으로 먹기로 했다. 각자 고른 도시락이 담기 노란 봉지를 달랑거리며 기차를 기다린다. 나는 일본 요리 전문점 테라오카(てら岡 http://goo.gl/rKw7t) 에서 만들었다는 아나고 초밥(あなご寿司博多押し - http://goo.gl/NmDpj)을 샀다. 두툼한 붕장어가 들어있어 맛있었다. 아침 도시락을 든든히 챙겨 먹는 동안 흔들리는 기차는 갈아타야 할 역에 도착했다. 유후인으로 가는 열차를 기다리는 중, 예쁘장하게 생긴 열차가 들어섰다. 유후인 노모리(http://goo.gl/N..

20120203 / 나가사키 랜턴 페스티벌 / 나가사키

조금씩 어두워지기 시작하는 거리를 뒤로하고 차이나타운 메인 상점가로 들어선다. 축제 분위기가 가득한 색색의 등이 붉을 밝히고 있다. 이리저리 사람들에게 휩쓸려 걷다 보니 뭔가 이벤트를 진행하는지 사람들이 웅성거리며 서 있다. 마이크를 타고 울리는 남자 진행자의 목소리가 유쾌하게 걸음을 붙잡는다. 얼마 지나지 않아 길거리를 가득 메운 관객들 앞에서 화려한 기예 공연이 시작되었다. 분위기가 흥겨워 누가 뭐랄 거 없이 그대로 서서 얼마간 공연을 지켜보고 섰다. 줄에 걸쳐진 도구를 가지고 묘기를 펼치는 아저씨와 소녀들의 모습이 활기차다. 멋진 동작이 나올 때마다 터져 나오는 박수와 함성에 괜스레 보는 나도 가슴이 두근거린다. 신난다. 재밌다. 길가다 마주친 고급스러운 카스텔라 집엘 들렀다. 이즈미야 본점(和泉屋..

20120203 / 나가사키 짬뽕 / 나가사키

나가사키 여행 시작! 크게 보기 나가사키 역을 나오자마자 거대한 등이 우릴 맞이 한다. 도착하자마자 허기지기도 하고 나가사키 하면 생각나는건 역시나 짬뽕이라 일단 먹고 돌아다니기로 했다. 가이드북과 지도 등등에서 얻어낸 정보로 정한 곳은 나가사키항 근처 쇼핑센터에 있는 짬뽕집. 음식의 때깔과 주먹밥에 카스텔라까지 곁들인 셋트구성이 참 맘에 들었다. 비쥬얼이 뛰어나기에 보다 적극적인 기념촬영에 돌입했다. 짬뽕과의 만남을 반가워하는 모자쓴 1인. 웃는듯 마는듯한 규수의 입모양도 관람 포인트? -_-;국내 모 회사의 나가사끼 짬뽕은 걸죽한 국물에 칼칼한 맛이 포인트를 주어 꽤나 맛있는 편인데, 그걸 기대해서 그런지 약간은 비릿한 맛에 무미건조한 느낌. 규수 앞에 있는 면 이름은 기억이 잘 나질 않지만 바삭바삭..

20120203 / 히젠야마구치 / 사가

사가를 떠나 나가사키로 향하는 길. 전철에 몸을 실었고 가는 노선을 유심히 바라보다보니 열차를 잘못탔구나.... 생각이 들어 곧 내려 다른 열차로 갈아타기로 했다. 지금 보니 잘못탄게 아닐 수도 있었다는 생각이 드는건 뭘까... -_-;;;엄청 한적한 역에서 다른 열차로 갈아타기 위해 내렸다. 개찰구에 가서 역무원 아저씨와 이야기를 몇마디 해보니 나가사키 방향 열차를 타려면 좀 기다려야한다고 한다. 시간이 한시간 정도? 남았길래 그냥 기다릴바에 그냥 동네를 돌아다니자는 선배의 제안에 동네 방황을 시작. 일단 역 밖으로 나서기 시작했다. 출구를 정해 나오자 마자 있는 가볼만한 곳 간판으로 뭘할지 고민을 해본다. 동네 분위기는 무척 조용하다. 열차를 잘못타지 않았으면 내리지도 않았을 법한 수수한 동네. 어떻..

20120819 / 천천히 / 이화마을

한해가 막바지에 다른 요즘. 맘이 조급해져 앞에 놓인 길이 잘 보이지 않는다. 괜스레 아무것도 하기 싫고 도망쳐버리고 싶은 기분이랄까.지난여름 이화마을에서 찍은 사진이 담긴 폴더를 열어 한 장씩 넘기다가 보니 자연스레 지난 몇 개월 동안 걸어온 내 길을 돌아보게 된다. 조금씩 길을 내어 걷고 있는 시간이 쌓이다 보니 어느새 꽤나 많은 거리를 걸어왔구나. 천천히 천천히 여기저기 부딪치고 긁혀가면서 그래도 제법 많이 왔다. 앞이 보이지 않아도 손 내밀어 끌어주는 사람 없어도 할 수 있을까? 다잡아 나가야지 하면서도 맘이 흔들린다. 달팽이처럼 느릿느릿, 하지만 꾸준히 걷다 보면 나아지겠지. 그래 당분간은 딴생각하지 말고 좀 걷자....... 같이 걸어줄꺼지?

하루이야기 2012.11.27

20120203 / 성을 보다 / 사가

구마모토 근처에서 사온 히야시 이키나리 단고 (いきなり団子)를 아침 간식으로 맛을 보고는 나갈 채비를 서두른다. 아침 일찍 기차를 타고 이동하기로 해서 서두를수록 좋다. 숙소 근처 호카호카벤또에서 한 명씩 각자 도시락을 주문했다. 메뉴를 한꺼번에 고른 게 아니라서 그런가. 4명 모두 각자 계산을 하는데 그 모습이 낯설지 않다. 하나씩 사 들고 봉지를 달랑거리며 기차역으로 이동한다. 구름 틈새로 해가 비치기 시작하며 어스륵한 아침이 밝아온다. 여행의 사흘째를 맞이하는 거리 풍경은 어쩐지 익숙하다. 기차에 타자마자 도시락을 꺼내 제대로 된 아침 식사 시작. 내가 고른 건 가라아게 도시락. 한솥 도시락 수준이라고 보면 된다. 달리는 창밖 풍경을 보며 짭조름한 도시락을 허겁지겁 입에 넣는다. 내릴 정거장이 얼마..

20120202 / 이자카야 탐방 / 후쿠오카

기차는 달리고 달려 JR 하카타 역에 우리를 떨구고 사라진다. 역 입구를 나서는 일행들 모두가 출출하다는 생각과 이대로 들어가긴 뭔가 허전하다는 마음이 동해서 쓸만한 이자카야를 찾아 나서기 시작했다. 개인적인 취향으로는 일본에서는 좀 작은 이자카야를 가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일행 모두에게 이야기했다. 일본 드라마나 만화에서 흔히 그리는, 하루를 마친 직장인들이 들러 저녁을 먹는 그런 모습이 있는 곳. 왠지 '심야식당'이나 '고독한 미식가'에 나올 법한 곳을 찾고 싶은 느낌이다. 역 근처 골목에 있는 곳은 조금 번잡한 느낌이라 조금 떨어진 골목까지 들어섰다. 눈에 띄게 붉은 노랭(のれん)이 걸린 가게를 발견하고 밖에 적힌 메뉴판을 지레짐작으로 들여다보다가 가게로 들어섰다. 이치방타카(一番鷹ラーメン居酒屋 -..

20120202 / 말고기를 찾아서 / 구마모토

아소역에서 떠나는 기차를 타고 달린 지 한두시간쯤 지났을까. 졸다 깨서 바라본 창밖에는 맑은 하늘만 고요하다. 구마모토 역에 도착을 기념하는 당당한 포즈로 기념촬영을 하고서는 어딜갈까 고민이 되어서 여행 안내소에 몇 번이나 이것저것 질문을 했다. 나중에는 지나가는데 직원이 보고 웃더라. 흐흐. 갑자기 떨어진 기온에 다들 덜덜 떨면서 커피를 한잔하기로 했다. 커피 마시면서 뭐할까 고민하다가 일단 말고기 먹으러 가자고 결정. 준호가 당당히 여행안내소에 가서 말고기 음식점이 잔뜩 그려진 팸플릿을 가지고 왔다. 팸플릿에 나온 곳을 찾으러 전차를 타고 이동. 이름도 잘 모르는 정류장에 내려 어두워지기 시작하는 번화가를 헤맨다. 은은하게 어둠이 깔리기 시작한다. GPS와 다양한 정보를 조합해서 찾아낸 말고기집. 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