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yushu, Japan 2012/saga

20120203 / 히젠야마구치 / 사가

pakddo 2013. 1. 19. 14:42


사가를 떠나 나가사키로 향하는 길. 전철에 몸을 실었고 가는 노선을 유심히 바라보다보니 열차를 잘못탔구나.... 생각이 들어 곧 내려 다른 열차로 갈아타기로 했다. 지금 보니 잘못탄게 아닐 수도 있었다는 생각이 드는건 뭘까... -_-;;;

엄청 한적한 역에서 다른 열차로 갈아타기 위해 내렸다. 개찰구에 가서 역무원 아저씨와 이야기를 몇마디 해보니 나가사키 방향 열차를 타려면 좀 기다려야한다고 한다. 시간이 한시간 정도? 남았길래 그냥 기다릴바에 그냥 동네를 돌아다니자는 선배의 제안에 동네 방황을 시작. 일단 역 밖으로 나서기 시작했다.



출구를 정해 나오자 마자 있는 가볼만한 곳 간판으로 뭘할지 고민을 해본다. 동네 분위기는 무척 조용하다.  열차를 잘못타지 않았으면 내리지도 않았을 법한 수수한 동네. 어떻게 보면 일정이 틀어진 거라 화낼법도 한데 같이 다니는 일행 모두 상황을 즐기는 듯해서 다행이다.



얼마간을 걸어 거대한 비석 무덤 근처에 도착했다. 멀리까지 보일 정도로 열차를 타고 지나올때부터 눈을 사로잡은 광경. 딱히 특이한 곳은 아니고 작은 신사와 무덤가가 같이 있는 곳인듯 하다.



비석사이로 정상에 오르니 절이 있다. 불상을 배경으로 사진을 몇장 찍고 조금 더 올라가보기로 했다. 길가에 다니는 사람도 없고 한적한 집안에 강아지만 꼬리를 흔드는 고요한 시골 풍경이 반갑기도 하고 어색하기도 하고... ^^



낙엽위로 눈이 얇게 쌓인 대나무 숲으로 들어서 조금 가다보니 자그마한 공터가 나왔다. 분위기가 영화에 나오는 것 같다며 선배와 준호는 장난을 치기 시작했다. 



선배가 정말 동네에 아무것도 없으니 동네에 있는 아무것이나에라도 추억을 만들자며 장난도 치고 시끌시끌한 분위기를 만들어 주어 다들 웃으며 걷는다. 허름함 집앞에 붙어있는 정치인 포스터와 기념 촬영도 했다. 나는 여행하는 동안 점점 얼굴 표정을 다양하게 만드는 연습을 하는듯 하다. 



떠나기 직전 역 이름을 기억하자며 원선배는 사진을 찍었다. 함께하는 사람들 덕분에 별거 아닌 잠깐의 산책이 꽤 재밌는 추억으로 남았다. 

열차를 제대로 타고 사가현을 완전히 떠나 나가사키를 향하기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