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여행 184

20120202 / 눈보라치는 아소역 / 구마모토

구마모토 현 여행 시작! 크게 보기 기차는 달리고 달려 구마모토 역에 도착. 규슈횡단특급(九州横断特急)으로 갈아탄다. 빨간 기차를 배경으로 사진도 찍고 한껏 신나는 기분을 내 본다. 독특한 디자인의 기차가 신기한 것은 우리뿐이 아니다. 관광 오신 일본 할머님도 신기한 것은 마찬가지. 연신 셔터를 눌러대시는 모습이 정겹다. 아소산을 가보겠다고 별생각 없이 나선 여정이 너무 길다. 기차는 한참을 달리고 창밖으로는 눈이 휘날리기 시작했으며 기차는 앞으로 갔다가 뒤로 갔다 하며 산을 오르고 점점 지루해져 간다. 방향이 바뀔 때마다 앞뒤를 바꿔가며 안내방송을 하는 승무원. 끝자리에 앉은 터라 운전석을 볼 수 있다는 것이 그나마 지루한 가운데 위안이 된다. 눈발은 점점 강해지고 창밖으로는 하얗게 덮인 시골 풍경이 ..

20120202 / 신칸센 타기 / 후쿠오카

이른 아침 자전거를 타고 각자의 일상으로 향하는 학생들과 직장인 사이에 휩쓸려 기차역으로 향한다. 그들의 일상을 훔쳐보는 느낌으로 아침 거리를 걷는다. 오늘부터 3일간은 규슈 레일 패스를 이용한 일정. 그리 춥지 않은 날씨지만 쌓인 눈이 아직 남아 있다. 사이사이로 얼굴을 내민 색색의 꽃들이 봄을 알리는 것 같아 반갑다. 오히려 하얀 눈과 어우러져 그 빛깔이 더 도드라져 보이는지도 모르겠다. JR 하카타역에 거의 다 왔을 무렵 흐릿했던 하늘 사이로 파란빛이 보인다. 날씨가 좀 좋았으면 좋겠는데... 과연 오늘은 어떤 날씨와 풍경들을 보게 될지 설렌다. 역에 도착하자마자 한국에서 미리 구매해간 레일패스 교환증을 꺼내 들었다. 미도리 구치라고 쓰여있는 곳은 다 같은 줄 알고 아무 데나 들어갔었는데 여기서 바..

20120201 / 야밤 산책 2 / 후쿠오카

캐널시티를 나와 나카스 강을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일행들에게 포장마차가 많을 거라고 이야기를 해뒀는데 많이 보이지 않아 좀 당황했다. 맥주 한 캔 마시자고 제안을 했고 다들 자연스레 맥주를 들고 걷기 시작했다. 걸으면서, 맥주를 홀짝이면서 여행지에서 맞이하는 첫날밤의 기운이 점차 취기가 되어 몸속 깊숙이 퍼진다. 포장마차에서 술 한잔할까 해서 유심히 몇 군데를 살폈지만 크게 구미가 당기는 집이 없어 걸음만 재촉한다. 다만, 포장마차 한 켠에서 따스하고 하얀 연기를 피워내는 주전자에 눈길이 간다. 추운 날씨는 아니지만 어쩐지 국물 음식이 먹고 싶어지는 풍경. 텐진 중앙공원을 지나 문 닫힌 상점 거리를 걷는다. 강가를 따라 길게 이어지는 나카스 가와바타 상점 거리는 9시가 채 되지 않은 시간인데도 한산하기만..

20120201 / 야밤 산책 1 / 후쿠오카

숙소에 적당히 짐을 푸르고 나선다. 저녁도 먹어야 하고 주변산책도 할 겸 지도에서 맘에 드는 위치 하나를 골라서 발길 닿는 데로 걷기 시작한다. 슬슬 해가 지고 바람도 적당히 선선하다. 잠깐 지나치는 다리지만 지금을 기억할 수 있도록 기념 촬영도 하고 실없는 농담도 건네며 신나는 분위기를 즐긴다. 간판을 보고 맘에 들어서 허름한 라면집에 들어가서 시킨 시오바타 라멘. 일본에서 첫 식사였는데 다들 메뉴에 꽤나 만족했다. 선배가 다 추억이라며 주인 할아버지께 같이 사진 찍자고 이야기해 보라고 부추긴다. 한국에서 온 여행객이라고 강조하며 이것저것 말을 걸어봤지만 웃으며 완곡하게 거부하신다. 흐흐. 잠깐 맘 상했지만 그래도 라면집 간판을 배경으로 사진도 찍고 들뜬 기분은 가라앉을 줄 모른다. 캐널시티에 도착해서..

20120201 / 여행 시작 / 후쿠오카

떠나갈 비행기를 보면 자연스레 사진을 찍어둔다. 여행의 시작을 알리는 기분이 들기 때문이다. 탑승 게이트를 지나 비행기에 오르고 곧 이륙을 시작한다. 아. 이제야 정말 떠나는구나 싶다. 이번 여행에는 t'way 항공을 이용했다. 저가 항공사이긴 하지만 적당히 깔끔하고 기내식도 적당히 주는 편. 주스를 몇잔 더 얻어 마시고는 창밖을 기웃거려본다. 여행이 주는 긴장감이 서서히 몸안 가득히 퍼지기 시작한다. 4명의 일행이 반반씩 나뉘어 앉아 비행중. 실없는 농담을 주고받다가 창밖 풍경을 보며 설렘이 담긴 대화를 주거니 받거니 한다. 시간은 흐르고 날틀은 점점 우리를 다른 세상으로 이끌어 간다. 출입국 신청서를 작성하다가 문득 바라본 창엔 희미하게 보이는 산과 하늘이 멀리까지 까마득하게 보인다. 몸도 마음도 붕..

20120201 / 출발 / 인천공항

잔뜩 내린 눈 덕분에 리무진을 포기하고 아침일찍 공항을 향해 가고 있다. 시청역 즈음 지났을때 여닫히는 문 틈새로 날아드는 커피향기가 기분 좋게 두근거린다. 나오기 직전, 많이 걸을테니까 아버지의 등산화를 맘먹고 신고 나왔다. 단단한 모습으로 든든한 동반자가 되어주길바라며 여행 시작. 추운 날씨, 한참을 열차가 달려 도착한 공항에는 햇살이 비치기 시작했고 바닥에 길게 늘어진 그림자를 빌어 내 모습을 남겨본다. 공항에 들어서면 정말 여행을 시작하는 듯한 기분이 든다. 여권과 티켓을 확인해본다. 예상보다 빨리 도착해서 출발까지는 시간이 꽤 남아있다. 6년전 후쿠오카를 떠날 때 다시 후쿠오카를 가게 될 줄은 상상도 못했다. 그 때의 후쿠오카와는 얼마나 다른 느낌으로 다가올지 설렌다. 일행을 기다리기 위해 공항..

Kyushu, Japan 2012 2012.05.23

20060407 돌아오다

Flow to Japan 15th day Seoul, Korea 버스는 공항을 뒤로하고 달리기 시작한다. 여행을 떠났던 길 그대로, 다시 합정역을 향한다. 벌써 어두워진 거리는 텅 빈 채로 나를 맞는다. 몸을 움직여 지하철로 내려선다. 오랜만에 만나는 지하철이 나를 반긴다. 전철역이 가지고 있는 익숙함은 내 몸에 묻어있는 낯선 먼지들을 자연스레 털어내고 있다. 나. 이곳에 돌아왔다. postScript 으흠흠흠 드디어 끝이군요. 여러분께 정말 감사를 드려야 될 것 같아요. 사진과 글이라는 도구로 소통할 수 있는 이 공간. 그리고 지금껏 같이 해주신 분들이 있어서 여행기를 무사히 마칠 수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선물하나 남겨봅니다. 부디 즐겨주시길. 너무 급하게 녹음한거라 들을수록 아쉬운 점 투성이 군요...

Flow to japan 2006 2007.06.12

20060407 입국심사

Flow to Japan 15th day Inchon, Korea 줄이 길게 늘어선 입국 심사대를 향해 걷는다. 저길 넘기 전까진 한국에 들어온 것이 아니다. 입국 심사대 주변의 분위기는 묘하다. 나 혼자만의 생각일지도 모르겠지만, 돌아왔다는 설렘과 혹시나 못 들어갈 수도 있다는 약간의 불안감이 섞여있다. 입국심사대를 지나면 바로 만날 수 있는 수화물 안내 전광판. 하얀색 글씨가 참 예쁘다고 생각했다. 내가 짐을 찾을 곳은 어디려나~ 17번 수화물 집합소. 짐을 찾는 사람들로 북적인다. 그.근데 아주머니 너무 뚫어지게 쳐다보시는 거 아닌가요. -_-;;; 빙빙 도는 기계 사이로 앙증맞은 안내표지가 보인다. 왜 내 짐은 안 나오는 거지~ -_-; 카트를 가져다 놓을까 싶어 근처를 둘러본다. 익숙하지만 낯선..

Flow to japan 2006 2007.06.11

20060407 집으로 돌아가는 하늘

Flow to Japan 15th day Fukuoka, Japan -> Inchon, Korea 웃음과 이야기와 사람이 가득한 앞쪽 자리를 지나니 좀 한가한 내 자리가 보인다. 나보고 부자라고 했던 아저씨도 탔다. 생각 없이 집어든 스포츠 신문. 워드씨가 웃고 있다. 한글도 반갑고 해서 펼쳐서 읽기 시작하는데, 비행기가 움직인다. 조금씩 공항의 불빛이 흐르기 시작하고, 속력을 올린 비행기는 서서히 공중으로 날아오른다. 와... 점점 높아지는 하늘에서 바라보는 촘촘히 뿌려진 빛의 점들은 감탄을 자아낸다. 어느덧 벨트를 끌러도 된다는 불이 들어오고, 이륙의 흔들림은 사라지고 비행기 안은 조용해진다. 넉넉히 자리를 잡고 잠든 아가씨를 따라 나도 다리를 펴고 앉는다. 근데 어쩐지 불쌍해 보이는 자세. -_-;..

20060407 출국 게이트

Flow to Japan 15th day Fukuoka, Japan Departures. 출발 혹은 또 다른 시작을 알리는 문을 넘어선다. 그리 넓지 않은 면세점 곳곳을 돌아다니며 쇼핑하는 아주머니들을 구경하다가, 나도 뭘 좀 사야 하지 않을까 두리번거리다가 텅 빈 대합실로 걸음을 옮긴다. 주머니에 있는 동전을 털어 먹을 걸 하나 산 다음 데워달라 해서 테이블에 얹어놓고 남은 동전을 정리하고 있는데, 웬 서양 아즈씨가 -_- '너 부자구나!' 이러고 지나간다. 씩~ 웃어주곤 남은 동전을 갖고 뭘 할까 싶어, 기념품 가게에 들어섰다. 작다란 기념품을 가지고 서서 만지작만지작하다가, 가게에 손님이라고는 혼자뿐인 날 구경하는 판매하는 여자분들 두 분께 다가가 '뭐가 예뻐요?' -_- 라고 천연덕스레 물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