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이 길게 늘어선 입국 심사대를 향해 걷는다.
저길 넘기 전까진 한국에 들어온 것이 아니다.
입국 심사대 주변의 분위기는 묘하다.
나 혼자만의 생각일지도 모르겠지만,
돌아왔다는 설렘과 혹시나 못 들어갈 수도 있다는 약간의 불안감이 섞여있다.
입국심사대를 지나면 바로 만날 수 있는 수화물 안내 전광판.
하얀색 글씨가 참 예쁘다고 생각했다.
내가 짐을 찾을 곳은 어디려나~
17번 수화물 집합소.
짐을 찾는 사람들로 북적인다.
그.근데 아주머니 너무 뚫어지게 쳐다보시는 거 아닌가요. -_-;;;
빙빙 도는 기계 사이로 앙증맞은 안내표지가 보인다.
왜 내 짐은 안 나오는 거지~ -_-;
카트를 가져다 놓을까 싶어 근처를 둘러본다.
익숙하지만 낯선 풍경.
한국에 돌아왔다는 게 실감이 나지 않는다.
비닐로 돌돌 말려있는 배낭이 나왔다.
냉큼 카트에 옮겨 싣고 밖으로 향한다.
나가기 전 마지막으로 세관 검사를 하기도 하는데,
배낭에 별것 없어서 그랬는지 별 무리 없이 밖으로 향할 수 있다.
나가기 직전.
조금은 망설여지는 걸음을 애써 떼어놓는다.
'어서 오십시오'라며 날 반기는 간판들.
혹시나 해서 둘러보지만, 역시 마중나온 사람은 없다. ^^;
여행하는 동안 함께해준 로밍 핸드폰을 반납하러 간다.
1층에 있는 카운터를 찾아 -_- 몇 번인가 헤매고 나서
무사히 핸드폰을 반납했다.
한가로운 공항 풍경에 어쩐지 긴장이 풀려 걸음이 무겁다.
얼른 집에 가야지.
공항 리무진을 타러 나오니 좀 분주해지기 시작한다.
바쁘게 자기가 탈 차를 찾는 사람들과
짐 싣는 걸 도와주는 아저씨들도 활기차 보인다.
낑낑대며 배낭을 싣고서, 뒤쪽에 자리를 잡고 앉아서
버스에 몸을 맡긴다.
휴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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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장이 풀린 걸까요.
어쩐지 늘어집니다. 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