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여행 184

20060402 오사카 도착

Flow to Japan 10th day Osaka, Japan 긴테츠 나라 -> 긴테츠 니혼바시 나라에서 오사카 '니혼바시' 역으로 향하는 티켓을 끊었다. 그리 멀지 않은 곳이라 540엔이면 탈 수 있다. 개찰구를 지나 바삐 움직이는 사람들 가운데 잠깐 멈춰 섰다. 이 역을 다시 올 일이 있을까.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나를 신경쓰지 않고 스쳐 지나간다. 물끄러미 바라보다 나도 모르게 이 곳에 녹아 들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열차가 온걸까. 슬슬 걸어 내려가본다. 조금은 천천히 걷는다. '남바' 행 급행 열차가 들어온다. 내가 타야 할 열차. 아쉬움을 역 한켠에 남겨두고 열차에 올랐다. 빗물이 어린 창 너머로 붉은 열차가 덩그러니 놓였다. 왠지 쓸쓸하다. 비오는 날씨탓이겠지. 후훗. 비어있던 열차에는 곧..

20060402 비내리는 날의 휴식

Flow to Japan 10th day Nara, Japan 자욱이 드리워진 안갯속에서 한참을 걷다가 다시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큰 카메라는 가방 속에 집어넣고 작은 카메라만 달랑 손에 쥐고 다시 점퍼의 모자를 뒤집어썼다. 흐릿흐릿 보이는 빗길 사이로 조금 쌀쌀한 공기가 나를 감싼다. 역을 향해서 걸음을 재촉한다. 뭔가 따뜻한 것이 먹고 싶다. 붉은색으로 표시된 지점. 나는 이곳에 있다. 안내도에서 길을 확인하고 다시 걸음을 옮긴다. 산책하던 사람들이 우산을 꺼내들고 제각기 비를 피하기 바쁘다. 점점 세게 내리치는 빗방울에 그나마 말랐던 옷이 순식간에 다시 젖어버렸다. 커다란 비석을 끼고 돌아 공원을 벗어난다. 사진미술관을 떠나 걷기 시작한 지도 벌써 한 시간이 넘게 지났다. 아까 지나쳤던 길을 지..

20060402 우중산책

Flow to Japan 10th day Nara, Japan '나라'의 특징을 보여주는 인상적인 무늬의 맨홀 뚜껑에 눈길이 간다. 작은 부분에도 세심히 신경써 둔 흔적이 여행자를 즐겁게 한다. 비는 조금씩 그쳐가고 나는 골목에 들어섰다. 벌써 꽤 걸었지만 눈앞에 보이는 붉은 스쿠터가 내 눈길을 끈다. 낡은 건물들 사이로 좁다란 골목이 계속 이어진다. 딱히 목적이 있는 것도 아니고 나는 계속 걷는다. 출출해지기 시작했다. 불이라도 났었던걸까. 검게 그을린듯한 건물외벽이 독특한 질감을 풍긴다. 새로 벽을 칠했는지 말끔한 벽앞에 앙증맞은 것들에 이끌려 조금씩 가까이 다가가본다. 우체통 왜인지 맘에든다. -_-; 울창해 보이는 정원을 가리고 있는 문. 문에 걸린 우체통. 이런 분위기 참 좋다. 비가 와서 그런..

20060402 비가 남기고 간 자리

Flow to Japan 10th day Nara, Japan 다시 길을 나선다. 비가 그친 하늘을 가로지르는 전선과, 주차된 차는 그자리에 그대로 있다. 빨간 열매에 방울방울 빗물이 고여 있다. 꽃놀이를 할 모양인지, 등이 달려있는 집도 지난다. 잘 다듬어진 담벼락엔 흰 꽃이 흐드러지게 피었다. 비가 남기고 간 이 자리에는, 물이 조금씩 흐르고 푸른 잎들이 남아 비의 흔적을 들이킨다. 볼록거울에 비친 내모습을 담아 본다. 배낭의 레인 커버와 점퍼의 색이 어울려서 다행이다. -_-; 네모진 담을 지난다. 높지 않은 담 사이로, 네모진 돌 사이로 정원 한쪽이 보인다. 물기가 아롱거리는 나무를 발견했다. 얇은 가지 사이로 물방울은 동그란 모습 그대로 방울져 달려있다. 비는 돋아나는 새순에도 자기의 흔적을 남..

20060402 나라사진미술관

Flow to Japan 10th day Nara, Japan 나라 사진미술관. 드디어 도착했다. 어디에 가볼까하면서 팜플렛을 보던중에 발견한 곳. 이곳은 정말 와보고 싶었다. 그래서 정말 의욕적으로 찾아왔다. -_-; 비가 조금씩 그쳐가는 사이로 처마에서 떨어지는 물방울이 카메라 앞에 멈춘다. 시원한 벽에 조각된 문양이 멋스럽다. 일본에서 놀란것 중 하나는 장애인 시설 같은 것이 굉장히 잘 되어있다는 것. 휠체어와 유모차가 있는 풍경이 보기 좋다. 전시관을 들어가기 전 배낭을 둘 곳이 마땅치 않아서 데스크에 있는 아가씨에게 가방 좀 맡아달라 했더니 흔쾌히 맡아준단다. 아싸~ 10인의 대화로. 라는 전시를 하고 있다. 왠지 두근두근하는 느낌. 도쿄에서 긴자 니콘살롱에 갔을 때 와는 달리. 사진을 보고 감..

20060402 길에서 만난 푸르름

Flow to Japan 10th day Nara, Japan 골목을 돌아서 나오니 이정표가 나왔다. 오호. 저쪽으로 가면 되는구나~ 가던 길 한편에 비를 맞은 푸른 이파리들이 줄지어 서있다. 살짝 풍기는 풀냄새가 싱그럽다. 자그마한 길을 따라 걸음을 옮겨 보지만 길이 맞는지 긴가민가한다. 낡은 차와 귀여운 차가 나란히 주차되어있는 모습이 정겹게 다가온다. 내가 제대로 가고 있는 건가 싶어 조그만 가게 아주머니께 길을 물었다. 오던길을 조금 돌아가서 한참 올라가야 한단다. 흑.. 무려... 스누피가 자전거를 타는 사진관을 지나간다. 길을 헤매도 마냥 좋다. ^^ 점심때가 다 되어가서 배가 고프고 식당이 눈에 들어온다. 밥이나 먹을까. -_-; 쭉 뻗은 오르막길에 오른다. 많이가야 하려나.. 지나다보니 경..

20060402 언덕의 끝

Flow to Japan 10th day Nara, Japan 잘 걷고 있던 중에 뭔가 흠칫해서 쳐다보니 저 조각상이 날 째려본다. 근데 -_- 귀엽다. 꽃이 내는 빛깔에 반해버렸다. 물감을 칠해 만들어 놓은 것 같다. 아니 이런 색은 물감으로 그리기도 힘들 것 같다. 방치된 자동차. 잡동사니를 둘러쌓아 놨다. 붉고 검은 빛깔. 음음.. 한쪽 방향으로 들어섰는데 갈림길이 나왔다. 조금 고민해 보긴 하지만 역시나 재미있어 보이는 쪽으로... -_-; 이쪽 길엔 자그마한 언덕이 있고 신사가 있다. 돌에 끈을 묶어 놓았다. 약간 특이한 구조인 것 같다. 언덕 끝까지 올라 동네를 바라보니 안개 때문에 아무것도 보이질 않는다. 도리이는 이 동네쪽을 향해 서있었고 신사의 문 방향도 도리이의 방향과 같았다. 험상궂은..

20060401 밤을 가르다

Flow to Japan 9th day Nara, Japan 동네사진관을 보면 그리 반가울 수가 없다. 비록 문닫은 가게지만 어렸을적 가보았던 그 곳의 향수를 부르는 느낌. 후지칼라. 라고 적힌 간판 앞쪽으로 붉은 빛을 남기고 차가 지나간다. 쌀집을 지난다. 사람사는 냄새가 난다. ^^ 늦도록 불을 밝히고 있는 것은 자판기 뿐. 담배 자판기가 외로워 보인다. 한적한 거리. 밤을 가르는 불빛들을 따라 걷는다. 유스호스텔 간판을 발견. 1층짜리 헬스장. 왜소해보인다. -_-; 바람에 넘어진 자전거. 자판기에서 만난 신발매 Qoo씨. 유스호스텔 바로 근처에 있는 조그만 호수가에서 사진을 찍는다. 삼각대를 들고 나선 이유는 여길 들르기 위해서였다. ^^ 물가 건너편에 보이는 자그마한 집들. 불빛들이 물에 비춰 ..

20060401 라면집과 할인점

Flow to Japan 9th day Nara, Japan 힐끔힐끔 밥집 선택 고민중. 라면집에 사람이 많아 보인다. 좋아 여기서 저녁을 먹자!! 메뉴를 찍으려고 했는데 노출이 잘못 맞아서 -_-; 이런 사진이 나와버렸다. 오사카왕장? 무슨뜻이지? 일단 들어가서 맥주한잔 주문! 뭘 먹을까 하다가 챠슈라면을 시켰다. 앉은 자리 바로 앞으로 큰 일본 술병들이 주르륵. 생맥주 셋트도 있다. 시킬까 하다가 관뒀다. ^^ 내가 앉은 곳이 바로 주방 앞쪽이라 주방 사람들이 보인다. 이곳은 아마도 일본에 정착한 화교가족이 하는 곳인듯. 주인아저씨 딸인듯 보이는 어려보이는 사람이 열심히 일을 돕고 있다. 짜잔! 챠슈가 왕창 들은 라면 등장이요. 챠슈는 일본식 편육이랄까, 장조림 정도? 비계와 같이 먹는 것. 라면을 ..

20060401 나라의 밤거리

Flow to Japan 9th day Nara, Japan 대충 짐을 챙겨서 나왔다. 저녁도 먹을 겸 좀 돌아다녀봐야지 ^^ 간간히 환하게 불을 밝힌 차들이 지나간다. 빛의 흔적만 남았다. 골목 끝엔 뭔가 있겠지. 길도 모르면서 대충 막 들어선다. 어느 집 대문에 켜둔 등이 쨍~ 하다. 가는길에 만난 나라 소년회관 유스호스텔. 외관으로 봤을때 내가 있는 곳 보다 좀 작은 듯. 유스호스텔 맞은편 이었던가? 신기한걸 발견했다. 펫 호텔. 애완동물을 맡아 주는 곳인가보다. 약간 경사진 길을 내려오며 소방서를 지나친다. 불자동차가 귀엽게도 너무 작다. 환히 불을 밝힌 2층집. 간소한 느낌의 주차장이 맘에 든다. 버려진 깡통을 만났다. 너 사이다 깡통이로구나. 왠지 사이다는 녹색 캔이어야한다는 생각이 잠깐 들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