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 사진미술관. 드디어 도착했다.
어디에 가볼까하면서 팜플렛을 보던중에 발견한 곳.
이곳은 정말 와보고 싶었다. 그래서 정말 의욕적으로 찾아왔다. -_-;
비가 조금씩 그쳐가는 사이로 처마에서 떨어지는 물방울이
카메라 앞에 멈춘다.
시원한 벽에 조각된 문양이 멋스럽다.
일본에서 놀란것 중 하나는
장애인 시설 같은 것이 굉장히 잘 되어있다는 것.
휠체어와 유모차가 있는 풍경이 보기 좋다.
전시관을 들어가기 전 배낭을 둘 곳이 마땅치 않아서
데스크에 있는 아가씨에게 가방 좀 맡아달라 했더니 흔쾌히 맡아준단다. 아싸~
10인의 대화로. 라는 전시를 하고 있다.
왠지 두근두근하는 느낌.
도쿄에서 긴자 니콘살롱에 갔을 때 와는 달리.
사진을 보고 감탄에 감탄을 거듭할 수밖에 없었다.
대형카메라를 쓴 것도 있고 다양한 카메라로 찍은 풍경들이었는데,
뭐 여튼 카메라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림 같은 사진을 볼 수 있어 흥분했다.
가장 기억 남는 사진은 시골집과 흩날리는 눈이 어우러진 회색톤의 사진.
정말이지 '와~'소리만 하다 나온 것 같다.
빗물 소리가 들리는 창가엔
주홍색 의자가 자리를 잡고 있다.
고즈넉 하달까. 아늑한 느낌이 좋다.
바깥쪽에 나갈 수는 없게 문을 잠가뒀다.
비가 와서 그런가. 물흐르는 모습이 살아있는 것 같다.
한쪽에 도서실 같은 것이 있기에 들어가 본다.
National Geographic을 집어들고 잠깐 앉았다.
앉아서 멍하니 사진 책을 좀 보다가
창가에 다가서서 밖을 본다.
가방을 맡기니 혹시나 헷갈릴까봐 이런 표시를 준다.
일본인의 이런 세심함이 나를 감동시킨다.
분위기에 취해서 이곳저곳을 멍하니 바라보다가
다시 길을 나서려고 배낭을 찾으러갔더니 아까 있던 사람이 아니다.
다행히 표식을 보더니 가방을 내어주더라.
전통과 현대의 조화.
굉장히 상투적인 화두긴 하지만 생각보다 쉽지 않은데,
일본사람들은 그것에 대해서 어느정도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것 같다.
현대적 양식의 건물이지만 일본이라는 색을 보여준다.
입구쪽에 있는 연못?엔 빗방울이 떨어져 느릿한 파문을 만들어 낸다.
이곳 정말 맘에 든다.
누구라도 '나라'에 간다면 꼭 들러보길 바란다.
사진을 좋아한다면 더더욱.
날씨가 꽤 좋아져서 건물을 찍어본다.
이곳 근처에 있는 집들도 정원을 잘 꾸며놔서 예쁜 꽃들을 많이 볼 수있다.
미술관 근처로 둘러진 나즈막한 담 너머로 아쉬움을 달랜다.
비가 조금 일찍 그쳤다면 더 좋았을 법도 하다.
그래도 이런 멋진 곳을 와볼 수 있었다는 거.
그 덕분에 한바탕 온몸을 적시던 비가 시원하게만 느껴진다.
다시.... 길을 나선다.
postScript
날 더운데 또 나갑니다. ^^;
사람들도 좀 만나고 필름맡긴것도 찾고 해야죠.
맛난것도 먹으러 가야겠습니다.
정신없습니다. 이제 남은시간은 이틀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