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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202 / 말고기를 찾아서 / 구마모토Kyushu, Japan 2012/kumamoto 2012. 7. 31. 09:15
아소역에서 떠나는 기차를 타고 달린 지 한두시간쯤 지났을까. 졸다 깨서 바라본 창밖에는 맑은 하늘만 고요하다. 구마모토 역에 도착을 기념하는 당당한 포즈로 기념촬영을 하고서는 어딜갈까 고민이 되어서 여행 안내소에 몇 번이나 이것저것 질문을 했다. 나중에는 지나가는데 직원이 보고 웃더라. 흐흐. 갑자기 떨어진 기온에 다들 덜덜 떨면서 커피를 한잔하기로 했다. 커피 마시면서 뭐할까 고민하다가 일단 말고기 먹으러 가자고 결정. 준호가 당당히 여행안내소에 가서 말고기 음식점이 잔뜩 그려진 팸플릿을 가지고 왔다. 팸플릿에 나온 곳을 찾으러 전차를 타고 이동. 이름도 잘 모르는 정류장에 내려 어두워지기 시작하는 번화가를 헤맨다. 은은하게 어둠이 깔리기 시작한다. GPS와 다양한 정보를 조합해서 찾아낸 말고기집.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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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202 / 눈보라치는 아소역 / 구마모토Kyushu, Japan 2012/kumamoto 2012. 7. 21. 12:02
구마모토 현 여행 시작! 크게 보기 기차는 달리고 달려 구마모토 역에 도착. 규슈횡단특급(九州横断特急)으로 갈아탄다. 빨간 기차를 배경으로 사진도 찍고 한껏 신나는 기분을 내 본다. 독특한 디자인의 기차가 신기한 것은 우리뿐이 아니다. 관광 오신 일본 할머님도 신기한 것은 마찬가지. 연신 셔터를 눌러대시는 모습이 정겹다. 아소산을 가보겠다고 별생각 없이 나선 여정이 너무 길다. 기차는 한참을 달리고 창밖으로는 눈이 휘날리기 시작했으며 기차는 앞으로 갔다가 뒤로 갔다 하며 산을 오르고 점점 지루해져 간다. 방향이 바뀔 때마다 앞뒤를 바꿔가며 안내방송을 하는 승무원. 끝자리에 앉은 터라 운전석을 볼 수 있다는 것이 그나마 지루한 가운데 위안이 된다. 눈발은 점점 강해지고 창밖으로는 하얗게 덮인 시골 풍경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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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202 / 신칸센 타기 / 후쿠오카Kyushu, Japan 2012/fukuoka 2012. 7. 14. 17:20
이른 아침 자전거를 타고 각자의 일상으로 향하는 학생들과 직장인 사이에 휩쓸려 기차역으로 향한다. 그들의 일상을 훔쳐보는 느낌으로 아침 거리를 걷는다. 오늘부터 3일간은 규슈 레일 패스를 이용한 일정. 그리 춥지 않은 날씨지만 쌓인 눈이 아직 남아 있다. 사이사이로 얼굴을 내민 색색의 꽃들이 봄을 알리는 것 같아 반갑다. 오히려 하얀 눈과 어우러져 그 빛깔이 더 도드라져 보이는지도 모르겠다. JR 하카타역에 거의 다 왔을 무렵 흐릿했던 하늘 사이로 파란빛이 보인다. 날씨가 좀 좋았으면 좋겠는데... 과연 오늘은 어떤 날씨와 풍경들을 보게 될지 설렌다. 역에 도착하자마자 한국에서 미리 구매해간 레일패스 교환증을 꺼내 들었다. 미도리 구치라고 쓰여있는 곳은 다 같은 줄 알고 아무 데나 들어갔었는데 여기서 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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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201 / 야밤 산책 2 / 후쿠오카Kyushu, Japan 2012/fukuoka 2012. 7. 7. 17:09
캐널시티를 나와 나카스 강을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일행들에게 포장마차가 많을 거라고 이야기를 해뒀는데 많이 보이지 않아 좀 당황했다. 맥주 한 캔 마시자고 제안을 했고 다들 자연스레 맥주를 들고 걷기 시작했다. 걸으면서, 맥주를 홀짝이면서 여행지에서 맞이하는 첫날밤의 기운이 점차 취기가 되어 몸속 깊숙이 퍼진다. 포장마차에서 술 한잔할까 해서 유심히 몇 군데를 살폈지만 크게 구미가 당기는 집이 없어 걸음만 재촉한다. 다만, 포장마차 한 켠에서 따스하고 하얀 연기를 피워내는 주전자에 눈길이 간다. 추운 날씨는 아니지만 어쩐지 국물 음식이 먹고 싶어지는 풍경. 텐진 중앙공원을 지나 문 닫힌 상점 거리를 걷는다. 강가를 따라 길게 이어지는 나카스 가와바타 상점 거리는 9시가 채 되지 않은 시간인데도 한산하기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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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201 / 여행 시작 / 후쿠오카Kyushu, Japan 2012/fukuoka 2012. 6. 15. 15:56
떠나갈 비행기를 보면 자연스레 사진을 찍어둔다. 여행의 시작을 알리는 기분이 들기 때문이다. 탑승 게이트를 지나 비행기에 오르고 곧 이륙을 시작한다. 아. 이제야 정말 떠나는구나 싶다. 이번 여행에는 t'way 항공을 이용했다. 저가 항공사이긴 하지만 적당히 깔끔하고 기내식도 적당히 주는 편. 주스를 몇잔 더 얻어 마시고는 창밖을 기웃거려본다. 여행이 주는 긴장감이 서서히 몸안 가득히 퍼지기 시작한다. 4명의 일행이 반반씩 나뉘어 앉아 비행중. 실없는 농담을 주고받다가 창밖 풍경을 보며 설렘이 담긴 대화를 주거니 받거니 한다. 시간은 흐르고 날틀은 점점 우리를 다른 세상으로 이끌어 간다. 출입국 신청서를 작성하다가 문득 바라본 창엔 희미하게 보이는 산과 하늘이 멀리까지 까마득하게 보인다. 몸도 마음도 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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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를 시작하며...생각 2011. 3. 29. 14:30
올해로 서른이라는 나이가 되고나니 별 생각 없이 지나던 일들이 다르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누군가의 앞에서 나이를 이야기 하거나, 친구들과 모여서 생일파티를 하던가 하는 일들에 좀 더 신중하게 되고 좀 더 의미를 부여하고 한 번 더 생각하게 된다. 어디에선가 '올해 서른입니다.' 라고 말하기 전에 문득문득 내가 그 나이에 맞는 사람인지 고민해본다. "내가 그만큼 어른이 되었나?" 막 28세가 되었을 때, 2009년 초입에 맞이했던 생일과 지금의 나는 무엇이 달라졌을까. 그 당시에 생일 파티를 하고선 촛불을 재활용 하겠다고 집에다 가져다 놨었는데 함께했던 친구들과는 요즘 연락조차 소원해진 상태. 생일이라고 한번 뭉쳐야 하지 않냐고 이야기를 꺼내주고 돈이 있거나 없거나 바쁘거나 말거나 한 데 모여 웃고 떠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