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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331 교토 어느 절

Flow to Japan 8th day Kyoto, Japan 활짝 핀 벗꽃이 드문드문 자리를 잡고 있다. 가만히 그 곁을 지나 안으로 들어간다. 조그마한 길 사이로 비치는 다듬어진 정원과 전통적인 양식의 건물들. 헐. 이게 다 사람 이름인가. 복을 비는가 보다. 저긴 뭘까. 궁금했지만, 가면 안되는 것 같아서 옆에 나있는 샛길로 돌아선다. 방향을 돌렸을 때 마주친 나무엔 붉은 열매가 잔뜩 달려있다. 뭔가를 파는 곳. 건물이 오래되어 보인다. 두리번두리번 거리는 사이 햇빛이 조금 더 쨍~ 해진다. 날도 좋고 슬슬 출출한데 점심이나 먹을까. 손씻는 곳을 지나 근처 식당을 찾아 본다. 절 안에 있는 식당에 가까이가서 가격을 봤다. 교토에서 유명한 것은 절에서 먹는 두부요리라고 한다. 근데 뭐이리 비싸 -ㅁ-..

20060331 빛을 따라서

Flow to Japan 8th day Kyoto, Japan 어딘가의 틈새로 비치는 빛은 잎새에 부딫히고, 다시 내 눈에 부딫혀 박힌다. 이 순간 이렇게 빛나는 잎은 내 기억 어딘가에 깊게 새겨진다. 단지 풀잎일 뿐인데도 감정이입 해버렸다. -_-; 햇살은 조금 뜨겁게 느낄정도가 되어서 구석구석을 어둡지 않게 비춘다. 소화기통, 그리고 빈 박스에도 옅은 빛을 뿌린다. 빛이 없다면 이런 빛깔이 존재하는 걸 알 수 있었을까. 연분홍의 선을 그리는 꽃잎들이 고운 새색시같다. 하얀 자갈들에게도 빛은 예외가 아니여서, 반질반질하게 윤이난다. 조경용 담장인건가. 집앞을 가로막는 것이 없어서 좋다. 나이 많은 나무들이 팔을 드리우고 빛을 마신다. 구름과 구름 사이 그 틈으로 빛이 쏟아진다. 지도를 보다가보니 근처에..

20060331 한적한 산책

Flow to Japan 8th day Kyoto, Japan 더할나위 없이 한적해서 심심하게까지 느껴지는 길. 하지만 주변에 보이는 것들 하나하나 재밌게 천천히 볼 수 있어서 좋다. 저 멀리 보이는 산은 어딜까. 혹은 여긴 어딜까 싶은 궁금증도 생기지만 무슨 상관이랴. 난 그저 이곳이 좋다. 자그마한 집들과 논과 밭. 한 박자 느리게 바라볼 수 있는 것들이 가득하다. 뭘 키우는 건지 유심히 봤지만, 내가 알 턱이 있나. -_-; 전통적이지만 그리 낡아보이진 않는 집들이 맘에 든다. 감탄할 정도로 정갈하게 다듬어져 있는 정원수들이 걷는 길을 재밌게 해준다. 점점 푸르게 짙어지는 하늘은 나즈막히 나를 내려다 보고 있다. 구석에 숨은 꽃을 참 좋아한다. 꽃 이름도 잘 모르지만 그 붉은 빛이 나를 불러 세운다..

20060331 호수를 만나다

Flow to Japan 8th day Kyoto, Japan 와~ 길을 따라가다 보니 호수가 나타났다. 지도에는 작게만 나와있던 곳인데 꽤 시원한 모습을 보인다. 잔잔한 풍경이 참 좋다. 놀이터도 만나 보고 계속 지난다. 사람을 보기 힘들어 참 조용한 동네라 생각했다. 꽃들도 조용히 피어 있다. 조용한 길이 아늑한 느낌을 준다. 간간히 지나는 차들 사이로 호수가 함께 걷는다. 한동안 길동무가 되어 줬다는. 그림같은 풍경속에 홀로 떠있는 저 배는 물고기를 잡는 것일까? 출입 금지라고 되어있다. 낚시를 해본적은 없지만 왠지 낚시터 분위기인데 ^^ 오밀 조밀한 골목 사이로 보이는 풍경이 참 재밌다. 뭔가 소리가 들려 유심히 봤더니 한 학교에서 야구를 하고 있다. 재밌어 보이는 걸~ 쫙 펴져있는 이름모를 식물..

20060331 교토 우타노 유스호스텔 근처

Flow to Japan 8th day Kyoto, Japan 시내와 꽤 멀리 떨어져 있어서 버스로 한참을 가서 도착했다. 교토 우타노 유스호스텔. 아직 체크인은 불가능하고 짐을 맡기기로 했다. 배낭을 창고 같은 곳에 맡기고 앉아서 쉴 수 있게 해놓은 곳에서 도시락을 먹고 전기를 훔쳐 배터리를 충전 중. 대화실 같은 곳. 도쿄에서 갔었던 유스호스텔 보다 아기자기하고 규모가 좀 더 크다. 앉은김에 책도 보고 도시락과 같이 사온 무려 코카콜라에서 나온 녹차도 마시고 배터리가 다 충전되길 기다린다. 어딜갈까 고민을 좀 했는데 지도를 얻어서 대충 가보기로 했다. 카운터에서 지도를 한장 얻었다. 입구에 있는 등. 자 어디로 갈까나~ 햇볕이 따숩다. 시내에서 이곳으로 들어왔던 길과 반대방향으로 걷는다. 자전거를 타..

20060331 쿄토역

Flow to Japan 8th day Kyoto, Japan 흐린날씨에 교토역에 내렸다. 개운하지 못한 잠자리 탓인지 미어져나오는 하품을 있는데로 쩍쩍 해가며 눈을 부빈다. 교토구나. 시간이 너무 이른 것 같아서 역을 잠깐 구경해보기로 했다. 거대한 규모의 조형물같은 역사. 조금 높은 곳에 올라가 본다. 슬쩍 훔쳐다본 역 안쪽엔 기차와 전철들이 자기 자리를 잡고 있다. 흐릿해지는 하늘 사이로 살짝 진눈깨비가 흩날린다. 배낭을 풀어해치고 옷을 좀 따뜻히 입고, 짐을 정리하고 책을 뒤적인다. 역에서 멀지 않은 곳에 역이 있단다. 거기나 가볼까. 하늘에서 내리는 것들이 주춤하는 사이 날씨는 조금씩 좋아진다. 말도 안되는 내맘대로 방향찾기는 생각보다 정확해서 나선지 얼마 되지 않아 절을 발견할 수 있었다. 히..

20060330 도쿄를 떠나다

Flow to Japan 7th day Tokyo, Japan 버스를 타러 가는 길. 긴 다리를 건너며 마지막 도쿄의 풍경을 담는다. 가득한 불빛과 바쁜 사람들이 가득한 곳. 여전히 무언가를 만들고 있는 크레인. 백화점과 연결된 전철역 출구는 꽤 깔끔하게 되어있다. 문을 닫은 매표소. 영업 시간을 보니 내가 버스티켓을 끊은 시간이 닫기 얼마 전인가보다. 버스 터미널로 가는 길. JR Highway Bus. 간판이 불을 밝히는 입구. 배낭을 정리하고 들어갈 준비를 한다. 기다리는 사람들 사이로 방향을 찾고 걸음을 옮긴다. 내가 타게 될 야간버스. 배낭을 짐칸에 넣어 두고, 버스에 올라 자리를 찾아 앉았다. 편의점에 들렀을 때 미리 사둔 맥주를 자리 한쪽에 놓는다. 차에서 읽으려고 배낭에서 꺼내 둔 책들. ..

20060330 신주쿠 방황

Flow to Japan 7th day Tokyo, Japan 버스터미널로 가는길 번화한 거리가 낯설다. 혼자라는 느낌을 강하게 받는다. 지혜양이 알바하는 건물에 잠깐 들러본다. 혼자 가기 뭐해서 저녁먹으러는 안갔음. 편의점에 잠깐 들렀다가 건물에 뭐가 있는지 둘러본다. 다닥다닥 많이도 있다. 길을 건너고 익숙해져버린 거리를 스쳐지난다. 길을 헤매지도 않고, 마치 이곳에 오래 다닌 사람처럼 나를 숨기고 걷는다. 락커에 넣어두었던 배낭을 꺼낸다. 추가요금을 넣어야 하는데 동전이 없어서 바꿔주는 기계를 찾았건만 정녕 없다. 경찰 아저씨도 없다하고 가게 아주머니는 그냥 바꿔주는 건 안된다 하시고 결국 120엔이나 주고 껌을 샀다. 쳇. 배낭을 짊어지고 걷는다. 잔뜩 흔들린 사진처럼 흔들흔들. 걷는 사람들을 구..

20060330 다시 도쿄로

Flow to Japan 7th day Tokyo, Japan 올리버씨와 인사를 나누고, 버스에 올랐다. 다음을 기약하며 헤어졌지만 정말 다시 만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참 신기한 인연이었다는 생각. 이런 게 여행을 하는 재미인지도 모르겠다. 밝을 때 출발했지만 어스륵 해질 무렵 도쿄의 고가도로로 들어섰다. 하루종일 걸은 탓인지 뻐근해진 목을 부여잡고, 정신을 차려본다. 잠을 잘못 잤나. -_-; Square Enix 라는 게임 제작사의 건물 간판이 반가워서 급하게 찍어봤지만 자세히 봐야 보인다. ^^ 곧 버스가 멈추고 내렸다. 다음 이동할 곳 표를 끊으려고 여기저기 찾아보다가, 전철역 안에 있는 녹색창구에서 교토행 버스 티켓을 끊었다. 다시 도쿄구나. 많이 알고 있듯이 일본은 교통비가 비싸다. 그나마 ..

20060330 계속해서 가와구치코

Flow to Japan 7th day Fuji, Japan 다리를 건너 가다보니 이것 저것 간판이 보인다. 저 쪽을 가볼까? 일단 계속 길을 따라 간다. 걷다가 딱히 미술관이나 이런 곳은 거리가 좀 먼 듯 해서 점심이나 먹을 곳을 찾았다. 대충 들어간 밥집. 면을 주로 파는 곳인듯. 고민을 하는데 주인 아주머니가 '도로로' 소바가 맛있다며 먹으라고 하신다. 뭐지 -_-? 그냥 소바랑 도로로소바 하나를 시켰다. 창밖하늘이 그림같다. 뭐 그냥 소바랑 별차이 없었다. 단지 차이라면야 왼쪽위에 슬쩍 보이는 하얀 것. '마'같은 것을 갈아서 달걀과 섞은 것. 정도로 생각 된다. 올리버씨와 나눠서 조금씩 면과 섞어서 먹었다. 가격은 900엔. 어쨌거나 맛있게 먹었다. 사실 좀 느끼했는데 올리버씨는 너무 잘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