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경 13

20060406 온기를 찾아 걷다

Flow to Japan 14th day Fukuoka, Japan 붉은 흔적을 그리는 소화전을 따라서, 쓸쓸함을 떨어버리며, 사람의 흔적을 찾아 걸어간다. 동네가 가까워지는지 버스도 드문드문 다니고, 조금씩 사람 사는 냄새가 나기 시작한다. 여전히 나는 흐르고 있고, 그 곁으로 하얗게 흐르는 꽃잎들이 따스하게 느껴진다. 이곳을 밝히는 초록빛에 익숙해져서 아담한 골목길을 지나친다. 두둥! 누구냐 넌. -_-; 지나던 길 한쪽에서 만난 어디서 본듯한 무표정 태양 씨. 놀라기도 했지만, 나름 애교 섞인 그림. 하하. 한참 작업 중인 듯한 곳을 슬쩍 들여다 보고는 다시 길로 나선다. 나무냄새가 좋다. 작은 집 앞에 달린 특이하고 조그만 명패에 눈이 쏠린다. 뭐 하는 곳일까. 묘하게 노란 불빛에 몽롱해진다. 아..

20060406 으슥한 골목길

Flow to Japan 14th day Fukuoka, Japan 굉음과 함께 지나는 자동차는 궤적만을 남긴 채 다시 날 혼자로 만든다. 길은 어느새 으슥한 어둠만을 그리고 있다. 머리 위로는 거대한 고가도로만 지난다. 거리에 사람은 보이질 않고 자동차만 지난다. 어디까지 뻗어있는지 모를 도로는 붉을 밝히고, 그 자리에 있다. 조금씩 바람이 불어 카메라를 쥔 손을 흔들고 있다. 길을 잘못 고른 건가? 공장들이 모여있는 지역에 들어온 모양이다. 드문드문 지나가는 차를 제외하곤 거리를 비추는 가로등의 수가 줄어들어 적당히 어둠을 긋고 있다. 환하게 밝힌 곳을 바라보면 기계들이 가득하다. 지금껏 다녔던 거리와는 또 다른 느낌의 골목길. 무언가를 나르는 커다란 크레인도 보인다. 보트도 드문드문 놓인 것이 바닷..

20060406 텅빈 거리

Flow to Japan 14th day Fukuoka, Japan 작은 길을 따라서 걷는다. 한적한 거리 한편에 투명한 사각형이 빛을 보듬고 있다. 흐릿한 눈으로 길을 바라본다. 이 길은 어디로 가는 걸까. 9시쯤 되었을까. 그리 늦지 않은 시간이지만, 착 가라앉은 조용한 거리. 흔하게 지나치기 쉬운 거리의 구석구석을 바라보며 걷는다. 텅빈 거리는 밤을 재촉하고 있지만, 나는 아직 갈 길이 먼 것 같다. 사람사는 곳이 맞을까 싶을 정도로 조용하다. 그래도 사람들이 살긴하는지 보육원도 있고, 공원같은 곳도 있다. 후쿠오카 시립 중앙 시민 수영장도 나타난다. 이름은 거창한데 아담한 규모. 차들은 많이 지나는데, 걷는 사람은 없다. 희한하네.. -_-; 잠깐서서 뒤를 돌아보다가, 줄줄이 불켜진 아파트를 바라..

20060406 후쿠오카 돔

Flow to Japan 14th day Fukuoka, Japan 드문드문 불을 밝힌 길을 따라서 걷는다. 어둠은 점점 더 깊어져 간다. 검은 하늘 아래로 늘어선 둥근 모양의 건물이 눈길을 붙든다. 예쁜 문양을 찍어 놓은 것 같다. 가로등은 나뭇잎 사이에 숨어서 녹색 빛을 내며 길을 물들인다. 여전히 거리는 쓸쓸하다. 좀 넓은 곳에서 바라보니 동그란 건물이 한눈에 들어온다. 아. 후쿠오카돔이구나.. 거대하게 동글동글한 느낌. -_-; 근처로 흐르는 바닷물엔 노란빛만 짙게 물들어 있다. 잠깐 걸터앉아 바람을 들이쉰다. 옅은 푸른빛을 내는 구름 낀 하늘은 조용하기만 하다. 입구로 한번 가볼까. 구불구불한 길을 따라간다. 으아~ 넓구나. 근데 여기도 사람이 없다. 윽. 좀 무섭기도 하지만, 워낙에 밝게 해놓..

20060406 모모치 해변공원 걷기

Flow to Japan 14th day Fukuoka, Japan 어두워진 바닷가에서 쓸쓸히 자리를 지키는 가로등과 마주보고 선다. 해변을 따라 걷는다. 조금씩 물에 떠있는 마리존을 멀리 보낸다. 발끝에 부서지는 모래를 느끼며 파도를 따라 걸어간다. 문득 내가 지나온 길을 보고 싶어졌다. 뒤를 돌아서 흔적들을, 내 발자욱들을 찾아보지만 흐트러진 모래 속에선 좀처럼 찾기가 힘들다. 잠깐 앉을까. 벤치에 앉아 바다를 바라보고 있으니 적당히 술도 오르고, 좋다. 맥주한병 먹고 알딸딸하기는... -_-; 저 너머에는 한가로운 바닷가에 시호크 호텔이 둥근 지붕모양을 따라 불을 밝히고 있다. 아. 예쁘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가, 어쩐지 쓸쓸해져서는 다시 걸음을 옮긴다. 빛을 너무 많이 받아버린 이 사진처럼. 나..

20060405 몸을 누이다

Flow to Japan 13th day Fukuoka, Japan 굉음을 내며 빠르게 달리는 차들이 남긴 흔적 사이로 비틀거리는 한 아저씨가 눈에 들어온다. 술을 많이 드신 걸까. 조금 안쓰러워 보였지만 어떻게 도와 줄 방법이 없어서 그냥 돌아선다. 걸으면서 '난 이방인이니까' 하는 생각으로 약간의 죄책감도 날려보낸다. 자기합리화의 달인 -_-; 하카타 호루몬(博多ホルモン)이라고 길가를 밝힌 등과 함께 흐르는 빛들은 다양한 형상을 만들어 준다. 재밌는 것은 호루몬(ホルモン)이란 단어는 소·돼지 등의 내장을 뜻하는 단어라는 거. 후후;; 곱창에 소주 한잔이 절실하다. -_-; 가지런히 놓인 자전거들을 지나 계속 걷는다. 멀리 보이는 불빛을 향해 조금씩 앞으로 나아간다. 조용한 길 사이로 가끔 지나는 자동..

Flow to japan 2006/fukuoka 2007.03.31 (18)

20060405 밤의 커널시티

Flow to Japan 13th day Fukuoka, Japan 슬그머니 커널시티로 들어섰다. 대부분 매장이 문을 닫은 상태라 조용하니 좋다. 혼자 불을 밝힌 노란 초승달이 비추는 길을 따라 걷는다. 높다란 천정까지 조명이 다다라 아늑한 분위기를 만든다. 계단을 찾아 조금 높은 곳으로 올라가 보았다. 넓게 보이는 분수가 신비한 느낌을 준다. 아래쪽부터 위로 올라갈수록 커다란 동굴 모양을 만드는 메인 홀에서 고개를 들어 천장을 바라본다. 사람 없는 홀 안에 드문드문 놓인 조명이 예쁜 빛을 낸다. 조용한 느낌을 마음껏 만끽해 본다. 조금씩 높은 곳으로 걸음을 옮긴다. 가판 매점이 점점 작아져 보인다. 독특한 건물 모양에 감탄하면서 계속 사진으로 흔적을 남긴다. 10주년 기념이라고 곳곳에 붙어있던 포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