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low to japan 2006 184

20060404 우쓰보 공원

Flow to Japan 12th day Osaka, Japan 사람들이 한바탕 앉아있다. 웬 난리들이지? 도시락을 들고 걷는 사람을 슬쩍 따라서 걸음을 옮긴다. 아까 지났던 공원 보다 훨씬 큰 공원이 있는 모양. 다들 자신들의 이야기 속에서 즐거운 식사중... 다소곳이 앉아 밥을 먹는 아낙네. 자세가 곱다. 들어서는 길 한가운데 어쩐지 어색해 보이는 야자수가 덩그러니 나타났다. 이.이국적인 분위기라고 해야하나. -ㅁ-; 어쨌거나 아저씨 포즈 나이쓰! 언덕을 올라 조금 넓은 공간으로 나선다. 한눈에 공원이 보인다. 인공폭포같은 것도 있고 꽤 신경써서 꾸민 흔적이 많다. 흩뿌린 듯한 분홍꽃들은 아기자기하기만 하다. 따뜻한 느낌. 깔끔한 신사들이 일상속에 멈춰있다. 그 사람들의 일상, 내 여행의 일탈. 일본..

20060404 거리 구경

Flow to Japan 12th day Osaka, Japan 이국적인 느낌의 카페를 스쳐지난다. 유리창 너머로 언뜻 비치는 양복 아저씨는 한가롭게 커피잔을 든다. 노란 지붕에서 코끼리를 발견하고는 피식 웃었다. 회색빛 기둥 사이로 노란색이 눈에 들어온다. 광고물 부착 방지판도 디자인을 할 수 있다는 사실에 감탄한다. 자전거 사이에서 또하나의 노랑을 찾아냈다. 예쁘고 귀여운 자전거들이 많아서 타보고 싶다는 생각이 문득 든다. 회사가 많은 골목. 부쩍 양복입은 사람들이 많다. 높다랗게 뻗은 건물을 올려다 본다. 걷다보니 약간 더워졌다. 점퍼를 벗어들고 유리창에 비친 내 모습을 보다가. 지나가는 사람들과 그 거리의 모습안에 나를 박아둔다. 높다란 건물의 아케이드 같은 곳. 앙상히 뻗은 가지에는 아직 봄이 ..

20060404 도심공원

Flow to Japan 12th day Osaka, Japan 한가한 교차로를 건넜더니 잠깐 앉을만한 공간이 나온다. 낼름 앉아서 주먹밥을 꺼내들었다. 젤 먹음직스러운 놈으로 골라 우적우적 씹기 시작했다. 두 개째를 집어들었을 때쯤인가. 어떤 아저씨가 옆에 와서 앉아서는 친한 척을 한다. 뭐지 -ㅁ-; 영어와 일어를 대충 섞은 의사소통으로 파악한 결과. 이분은 노숙자셨다. '호무리스'를 애써 강조하시며 지갑을 펴 보여주시는데, 돈 좀 달라고 하는 모양이다. 그렇지만 웬걸 지갑엔 동전이 가득하다. 부.부자시면서 왜 가난한 여행자에게 이리도 고난을 주시는지.. 남은 주먹밥을 입속에 쑤셔넣고 녹차를 한 모금 마시고는 도망치듯 걷기 시작했다. 순간 당황해서 아저씨 사진을 못 찍은 게 아쉽다. 저 길 귀퉁이에서..

20060404 남바역 근처

Flow to Japan 12th day Osaka, Japan 선명한 색의 꽃이 만들어 놓은 것 마냥 피어있다. 잠시 잠깐이지만 멈춰서서 바라보는 색깔들은 또렷히 눈가에 아린다. 오호. 조금 전에 먹었던 캬베츠구이를 여기서도 판다. 가격은 여기가 더 비싸다. 난 100엔에 먹었다는 사실이 왠지 뿌듯해져서 한컷. -_-; 조금 더 가다 보니 독특한 건물이 나를 부른다. 주위 집들과는 또 다른 느낌의 벽과 커다란 규모. 심상치 않아 보이는 마크. 저긴 어딜까? 유심히 보니 교회라고 적힌듯 하다. 뭔진 잘 모르지만 기웃기웃 잘도 구경한다. 후후후. 다시 길을 나서는데 갈림길 한 귀퉁이에 있는 바 입구에서 또 멈춰 섰다. 아기자기한 식물들과 다 마신 와인병들로 섬세함에 놀랠정도로 멋스럽게도 꾸며놨다. 나.낮술..

20060404 오사카 방황

Flow to Japan 12th day Osaka, Japan 오사카에서의 이틀째. 짐을 다 싸고 나서기 전 숙소의 모습을 담아본다. 정말 횡~ 한 느낌. 왠지 모르게 지금껏 묵었던 숙소들 보다 쓸쓸했다. 체크아웃을 했고 걷기 시작했다. PC방에서 알아낸 하드 a/s 전화번호로 국제전화를 걸어서 어제 고장난 fotomore의 사망을 확정지었다. 흑. ㅜ.ㅡ 이제 사진은 어쩐다냐... 숙소가 오사카에서 유명한 전자상가 밀집지역인 덴덴타운 근처라서 한번 둘러 보기로 하고 골목으로 들어섰다. 멋져보이는 건담그림이 벽면을 가득 메우고 있다. 건담샵이라고 해야하나? 오사카 건담's 어쨌든 프라모델이나 건담 관련 상품들이 잔뜩 있었다. 이 사진을 찍고 나서 메모리에 있는 사진들을 지웠다. 그 때는 하드에 다 옮긴..

20060403 잃어버린 하루

Flow to Japan 11th day Osaka, Japan 2006년 4월 3일. 내 여행의 11번째 날. 혼자 지내는 숙소에서 눈을 떴을 때 왠지 늘어져서는 이불 속에서 tv를 보며 뭉기적 거렸다. 아침을 먹으러 잠시 나갔었고, 식비를 줄여보려고 빵으로 간단히 끼니를 때우고는 남바파크 근처를 배회했다. TIC를 찾으러 갔었지만, 목적보다는 왠지 그냥 늘어져서 멍하니 지나는 사람들을 보다가 배가 고파서 늘어지는 듯한 착각에 밥먹을 시간보다 훨씬 전에 요시노야에 들러서 덮밥을 먹었다. 다시 거리를 방황하다가 '아메리카 무라'에 들렀다. 도쿄에서 봤었던 CISCO 같은 레코드샵도 있었고 엔틱샵과 서점을 반쯤 버무려 놓은 듯한 상점에도 들렀다. apple center 신사이바시 점에도 들러서 photo ..

20060402 오사카 도착

Flow to Japan 10th day Osaka, Japan 긴테츠 나라 -> 긴테츠 니혼바시 나라에서 오사카 '니혼바시' 역으로 향하는 티켓을 끊었다. 그리 멀지 않은 곳이라 540엔이면 탈 수 있다. 개찰구를 지나 바삐 움직이는 사람들 가운데 잠깐 멈춰 섰다. 이 역을 다시 올 일이 있을까.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나를 신경쓰지 않고 스쳐 지나간다. 물끄러미 바라보다 나도 모르게 이 곳에 녹아 들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열차가 온걸까. 슬슬 걸어 내려가본다. 조금은 천천히 걷는다. '남바' 행 급행 열차가 들어온다. 내가 타야 할 열차. 아쉬움을 역 한켠에 남겨두고 열차에 올랐다. 빗물이 어린 창 너머로 붉은 열차가 덩그러니 놓였다. 왠지 쓸쓸하다. 비오는 날씨탓이겠지. 후훗. 비어있던 열차에는 곧..

20060402 비내리는 날의 휴식

Flow to Japan 10th day Nara, Japan 자욱이 드리워진 안갯속에서 한참을 걷다가 다시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큰 카메라는 가방 속에 집어넣고 작은 카메라만 달랑 손에 쥐고 다시 점퍼의 모자를 뒤집어썼다. 흐릿흐릿 보이는 빗길 사이로 조금 쌀쌀한 공기가 나를 감싼다. 역을 향해서 걸음을 재촉한다. 뭔가 따뜻한 것이 먹고 싶다. 붉은색으로 표시된 지점. 나는 이곳에 있다. 안내도에서 길을 확인하고 다시 걸음을 옮긴다. 산책하던 사람들이 우산을 꺼내들고 제각기 비를 피하기 바쁘다. 점점 세게 내리치는 빗방울에 그나마 말랐던 옷이 순식간에 다시 젖어버렸다. 커다란 비석을 끼고 돌아 공원을 벗어난다. 사진미술관을 떠나 걷기 시작한 지도 벌써 한 시간이 넘게 지났다. 아까 지나쳤던 길을 지..

20060402 우중산책

Flow to Japan 10th day Nara, Japan '나라'의 특징을 보여주는 인상적인 무늬의 맨홀 뚜껑에 눈길이 간다. 작은 부분에도 세심히 신경써 둔 흔적이 여행자를 즐겁게 한다. 비는 조금씩 그쳐가고 나는 골목에 들어섰다. 벌써 꽤 걸었지만 눈앞에 보이는 붉은 스쿠터가 내 눈길을 끈다. 낡은 건물들 사이로 좁다란 골목이 계속 이어진다. 딱히 목적이 있는 것도 아니고 나는 계속 걷는다. 출출해지기 시작했다. 불이라도 났었던걸까. 검게 그을린듯한 건물외벽이 독특한 질감을 풍긴다. 새로 벽을 칠했는지 말끔한 벽앞에 앙증맞은 것들에 이끌려 조금씩 가까이 다가가본다. 우체통 왜인지 맘에든다. -_-; 울창해 보이는 정원을 가리고 있는 문. 문에 걸린 우체통. 이런 분위기 참 좋다. 비가 와서 그런..

20060402 비가 남기고 간 자리

Flow to Japan 10th day Nara, Japan 다시 길을 나선다. 비가 그친 하늘을 가로지르는 전선과, 주차된 차는 그자리에 그대로 있다. 빨간 열매에 방울방울 빗물이 고여 있다. 꽃놀이를 할 모양인지, 등이 달려있는 집도 지난다. 잘 다듬어진 담벼락엔 흰 꽃이 흐드러지게 피었다. 비가 남기고 간 이 자리에는, 물이 조금씩 흐르고 푸른 잎들이 남아 비의 흔적을 들이킨다. 볼록거울에 비친 내모습을 담아 본다. 배낭의 레인 커버와 점퍼의 색이 어울려서 다행이다. -_-; 네모진 담을 지난다. 높지 않은 담 사이로, 네모진 돌 사이로 정원 한쪽이 보인다. 물기가 아롱거리는 나무를 발견했다. 얇은 가지 사이로 물방울은 동그란 모습 그대로 방울져 달려있다. 비는 돋아나는 새순에도 자기의 흔적을 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