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일찍 연산동 역으로 나선다.
지혜양을 만나기로 했는데, 이 친구 꽤 늦는다. -_-;
#2
여기저기 방황 해본다.
기다리는 건 은근히 지루해서
귓가에 노래가 흐르고 있지 않다면 좀 힘들 것 같다.
#3
역 안을 배회하다가 책 자판기를 발견했다.
아이디어는 좋은데 그다지 볼만한 책은 없어 보인다.
#4
편의점에서 커피를 사들고 자리를 잡고 앉았다.
#5
무려 1300원 씩이나 하는 지하철 표.
비싸단 말이다!!
#6
한참을 달려서 도착한 곳은 하단
동아대학교.
평일이기도 하고 학교를 가야한다길래 쫄래쫄래 따라갔다.
#7
일단 밥부터 먹고 보자.
근처 돼지국밥집에 들어갔다. 구수한 국물. 맛있다.
#8
밥을 먹고선 차를 또 한잔 마셔준다. 계속 먹는구나~ -ㅁ-;
일본에서 보고는 근 1년만에 보는지라 이런저런 근황 교환.
전공을 바꿔 일문학을 공부하고 있다는 아가씨. 멋져 보인다.
일어능력시험에 대해 좀 물어보기도 하고 오랜만에 수다 작렬.
#9
수업시간이 다 되어 지혜양은 학교로 나는 다시 이동.
사실 딱히 볼일이 있는 건 아니지만, 바로 서울로 가긴 싫다.
어딜갈까나.
#10
하늘이 참 파랗다. 게다가 날도 덥고 -_-;
지하철역을 찾아 조금 걷는다.
바다가 보고 싶어졌다.
#11
지하철을 타고 몇정거장 지나 도착한 곳은
자갈치 시장.
바다 내음 가득한 곳. 길가에 잔뜩 널려있는 해산물이 눈길을 끈다.
#12
쨍한 빛을 받아 반짝이는 생선과 약간 어수선한 시장 분위기.
가볍게 발걸음을 옮겨다니며 구경한다.
#13
엇 이건 뭐지. 새로 선 건물인가보다.
호기심이 발동해 가까이 가본다.
#14
건물로 들어서려는데 모여계신 아저씨들.
필시 내기 장기라도 두고 계신가보다. 재밌어보인다. ^^
#15
건물 뒷편으로 돌아가 보니 꽤 넓직한 공간이 있다.
사진을 찍는 사람들을 찍는다고 찍었는데 노출 부족. 으흠흠.
#16
자유롭게 날아다니며 끼룩대는 갈매기들이 부럽다.
바닷 바람이 살살 내 코를 간질인다.
#17
하늘, 바다, 그리고 날으는 새.
푸른빛으로 내 눈에 들어와 박힌다.
#18
사진 찍는 사람 무리를 지나 구석을 살펴보기 시작한다.
한가로운 항구의 표정.
#19
그늘에는 연세 있으신 분들께서 쉬고 계신다.
한가로운 공기가 흐른다.
#20
기러기들도 끼리끼리 느긋한 시간을 즐기는 듯.
#21
새로 지어진 건물 계단을 따라 올라간다.
조금 더 높은 곳에서 보는 풍경은 또 다른 느낌이다.
#22
날씨가 좋아서 멀리까지 보인다.
그만큼 기분도 좋다. 괜히 날씨가 좋은 건 내가 운이 좋아서라는 생각도 해가면서.
#23
난 24mm 광각 단렌즈 하나 달랑 들고 다니는 탓에
멀리서 대포만한 렌즈로 사진을 찍던 저 아저씨는 너무 콩알만하구나.
#24
아 탁 트인 기분.
아직 입주 안한 공간이 있다. 사람도 없고 좋다.
#25
사진을 취미로 하는 탓에 내가 나오는 사진을 그리 많이 찍는 경우가 없다.
타이머를 걸어놓고 뒤둥대며 뛰어가 자리를 잡고 앉는다. 히히. 신났다.
#26
자갈치 시장은 한국에서 가장 큰 규모의 생선시장이라고 한다.
큰 배들이 연신 드나들며 바닷물을 가른다.
#27
새 건물에서 벗어나 좀 허름한 쪽으로 왔다.
아무래도 시장은 시장 고유의 느낌이 좀 필요하다는 건 혼자만의 생각?
#28
건어물 도매 시장으로 들어선다.
허름한 간판. 왜 이런데 매력을 느끼는 건진 잘 모르겠지만
이런 간판이나 이런 느낌에 그냥 끌린다. -_-;
#29
먹음직스러운 건어물이 가득.
뭘 살까 고민하다가 한치를 한묶음 집어 들었다.
'아주머니 이거 몇마리만 구워주실 수 있어요?' 흔쾌히 구워주신다. 아싸.
#30
다시 자갈치시장 거리로 나선다.
이제 어딜간다?
정처없는 발걸음은 되는데로 움직이며 나를 이끈다.
#31
'부산의 명소 자갈치 시장' 이라 적힌 큰 아치를 지나
길을 한번 건너고 또 다른 곳을 찾아 간다.
#32
길 건너 바로 부산국제영화제 골목이 시작.
정작 영화제 할때는 와본적 없지만, 이 곳은 그나마 눈에 익다.
#33
늘어선 가판과 작렬하는 태양.
길가는 행인들.
나는 이곳에서 이방인이 아니라 이곳이 자연스러운 행인인 듯이 걷는다.
현지인 흉내내기. 사실 말만 안하면야 한국땅인데 누가 나를 서울 촌놈으로 알겠는가.
#34
광복동 이쪽 골목엔 길건너와는 정반대로 신식 가게들이 좁은 골목에 다닥다닥 붙어있다.
#35
사잇길로 들어섰더니
여기저기 흥정하는 사람들의 소리와 각자의 이야기가 들린다.
약간은 시끌시끌한 분위기. 한낮의 시장 느낌.
#36
낡은 자율방범초소 건물로 빛이 내리 쬔다.
#37
이쪽 골목은 수선집이 있는 곳인 기분.
한줄로 늘어선 작은 가게에서 아주머니들이 살짝살짝 졸고 계신다.
#38
한 상점에서 발견한 nikomat 카메라.
정확히는 몰라도 꽤나 오래된 놈인데 어떤 사연으로 말끔히 단장하고 저 곳에 있는지.
#39
광복동 메인 골목.
서울 한복판에서보다 내가 모르는 브랜드의 가게가 더 많다.
#40
간판이 맘에드는 고려당 앞에서 한 컷.
도로를 정리하고 있다. 언제 어느 때 내가 다시 이곳에 올까.
#41
길을 돌다돌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보니
용두산 공원.
높은 곳이라 꽤 멀리까지 보인다.
#42
한가롭게 지내고 계신 어르신들.
평일이라 더 한가한 느낌.
#43
맨 꼭대기쯤 전망대도 있는데 그다지 들어가 보고 싶진 않고,
용 조형물을 구경하다가
편의점에서 맥주한캔 사들고 땀한번 닦고. 에효. 내려갈까나.
#44
비둘기 모이를 주고계신 모습이 보기 좋다.
생각보다 날씬한 비둘기들.
#45
부모님 따라 나왔는지 듣기 좋은 아이들 웃음소리.
나도 멋쩍게 한 번 웃어보고는
다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나려와서는 부지런히 걸어 지하철을 향한다.
#46
지하철역 풍경. 주황색 방독면 보관함과 지지대가 인상적이다.
#47
붉은 벽돌의 부산역에 도착.
이 곳 풍경은 꽤 그대로다. 예전 기억이 슬쩍 나는 듯.
#48
역시나 TMO에 들러보았지만, 제 값을 다 내야한다는 말에 살짝 당황해주시고,
'에이 그래도 교통비 반값에 여행한다'는 생각에 KTX 티켓을 끊어 플랫폼으로 걸음을 옮긴다.
#49
요새 기차역들은 무척 넓어서 한참 걸어야 한다.
뭐 아기자기한 맛을 바라는 건 내 욕심인가. -_-;
#50
열차에 오르기 전 마지막 기억.
기차는 밝은 빛을 향해 출발한다.
#51
노릿한 한치 냄새를 풍기며 맥주를 꺼낸다.
책한권, mp3까지 잔뜩 늘어놓고선 몇시간동안 나를 위한 만찬을 즐긴다.
#52
슬슬 취기가 오르고, 잠깐 눈을 붙인다.
눈을 뜨면 기차는 나를 또다른 세상에 데려다 놓겠지.
#53
눈을 뜨고 정신을 차릴 무렵.
서울역에 발을 내려놓는다.
기분 탓인지 사람들이 조금 더 빨리 걷는다.
#54
흐르듯 지나는 사람들을 바라보다가
아직도 여행이 끝나지 않은 기분에 아쉬움이 남는다.
#55
서울역도 예전보다 적응안되게 거대해져 버려서
멈칫멈칫 길을 찾아 방황한다.
#56
아. 그래 난 서울로 돌아왔구나.
#57
지우와 만나 뵐 분이 있어서 건대로 이동.
역시 서울 지하철이 널직하고 좋다. 그치만 너무 정신이 없다.
#58
지우가 모시는 교수님 사모님을 만나 뵙고,
일단 먹고 이야기하자고 말씀하셔서 닭갈비를 먹으러 갔다.
열심히 먹어준다. 훗훗.
#59
스타벅스로 이동해서 본격적인 일 이야기.
이야기를 하는 동안 지우가 노트북도 빌려주고 사진도 찍어줬다.
#60
자연스레 오가는 이야기 속에 나는 무언가 손짓하며 설명하고 있다.
#61
이야기를 한바탕 마치고 피씨방에 잠깐 들렀다가,
지우랑 이야기 하려고 건대 호숫가에 갔다.
친구들끼리라도 가끔은 진지한 이야기가 필요하다.
#62
집으로 올라가는 길.
긴 하루가 이제 끝이 났다.
또 휴가의 하루가 지났다.
postScript
휴~ 이번 사진은 양이 엄청나군요.
정리하느라 꽤 걸린 듯.
읽으시기 힘드셨을텐데 끝까지 봐주시니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