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로운 사람들 사이에서 걸음을 옮긴다.
만발한 꽃들이 눈을 아찔하게 한다.
빼곡히 자리잡은 나무가지 사이로
꽃놀이 나온 가족들이 많다.
돗자리깔고 꽃을 보며 먹는 도시락이 조금은 부럽기도 하다.
이야기 꽃을 피운 아낙네들.
얼굴 가득 웃음이 묻어난다.
도심과 멀지않아서
근처 건물들이 성곽을 둘러싼 호수에
모습을 비춘다.
자리를 잡는건지.
일어서려는 건지.
알듯 모를듯 한 아쉬움이 느껴지는 사람들.
꽃을 바라보는 아주머니 얼굴에도 웃음이 묻었다.
길 한쪽에 깔끔하게 정리된 화단에 반해버렸다.
사람들은 계속해서 위를 향해 걷는다.
나도 그 흐름에 끌리듯 계속 걷는다.
가려진 나무가지사이로
금빛을 머금은 성이 모습을 드러낸다.
뿌리를 보이는 나무들이 추워보인다.
이 나무들에겐 아직 잎이 보이지 않는다.
한적한 풍경 사이로 유유자적 걸음을 옮기는 중.
느긋한 기분.
나는 지금 신선놀음이라도 하는 걸지도.
잘 다듬은 화초벽(?)에 호랑이 무늬가 세겨져 있다.
뭔가의 행사를 하는 입구인듯 하지만
입장료를 내기 아까우므로 그냥 지나친다.
역시 -_- 나는 빈곤한 스타일을 더 선호한다. 훗;;;
성으로 가까이 가기위해 다리를 건넌다.
수줍은 듯 다가오는 오사카성.
물끄러미 성을 바라보다가
걸음을 옮긴다.
문득 뒤를 돌아다보니
머쓱한 푸른 건물이 세련되게도 서있다.
해가 지기시작했다.
아니 벌써 진건가.
내려가는 사람들의 걸음이 바쁘다.
회색빛 하늘 사이로 건물들이 주위를 둘러쌓고 있다.
걸음을 더할수록 오사카 성이
조금씩 더 반짝이는 듯 하다.
잠깐 앉아 쉬고 싶다는 생각도 들지만,
다시 걸음을 옮긴다.
postScript
무리해서 놀다 온 여파로
온몸 여기저기 피곤이 덕지덕지 붙어있습니다.
일찍 자야겠어요. 될수 있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