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근처를 그렇게 부르나 보다.
지도를 보고 다시 걷는다.
저 강 너머에 일본 국왕이 산덴다.
구경이나 해 볼까 했다.
도심 한가운데 있는 궁의 운치랄까.
경복궁이나 운현궁과는 또 다른 뭔가 있다.
바람은 살살 불고.
나는 사진을 찍고 있다.
안내도.
웬 아주머니들이 한꺼번에 지나간다.
공원에 혼자 앉아있는 아저씨.
또 다른 아저씨의 뒷모습에서 나를 본다.
볕이 드는 공원에 지는 낙엽과,
편한 느낌들.
온 길을 되돌아 본다.
빛을 받은 꽃이 나름의 빛을 밝힌다.
황태자의 뭔가를 기념하기 위해서 지었다는 공원.
자연에 대한 거리감이 느껴지질 않는다.
사진을 찍으려는데 저 여자분들 내 프레임 속으로 들어온다.
고개를 돌려 봤다.
바람이 물결을 만들며 분수를 간질인다.
저 두 분은 아직 계신다. -_-;
저기서 왕이라는 작자가 풍치를 즐겼을까.
자신의 고뇌에 힘들어 했을까?
일본교를 지난다.
이대로 아키하바라에 가야지
지는 볕에 사람들도 늘어지는 것 같다.
흐드러진 벚꽃은 왠지 슬프다.
하얀빛, 붉은빛.
들어가면 내가 저 국왕한테 지는 것 같아.
돈도 내기 싫고 그냥 훔쳐보기만 할란다.
벚꽃이 아른거린다.
바람이 꽃을 가만히 두질 않는다.
하늘은 자기 나름의 그림을 그리고 있다.
정말 작은 '비틀'을 바라보며
신기해한다. 나는 이곳이 그립다.
계속 길을 따라 걷는다.
나는 어디서 와서 이곳을 걷고 있는지,
하늘에 물어도 대답해 주는 것은 없다.
힘들다.
postScript
이곳은 신촌 스타벅스 앞입니다.
바닥에 엉디를 깔고 앉아서 글을 적습니다.
노래를 듣고 있습니다.
좋아하는 사람들이 나를 아껴줍니다.
고맙습니다. 힘이 듭니다.
나는 이대로 잊힐지도 모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