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yushu, Japan 2012/fukuoka

20120201 / 야밤 산책 2 / 후쿠오카

pakddo 2012. 7. 7. 17:09


캐널시티를 나와 나카스 강을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일행들에게 포장마차가 많을 거라고 이야기를 해뒀는데 많이 보이지 않아 좀 당황했다. 맥주 한 캔 마시자고 제안을 했고 다들 자연스레 맥주를 들고 걷기 시작했다. 걸으면서, 맥주를 홀짝이면서 여행지에서 맞이하는 첫날밤의 기운이 점차 취기가 되어 몸속 깊숙이 퍼진다.



포장마차에서 술 한잔할까 해서 유심히 몇 군데를 살폈지만 크게 구미가 당기는 집이 없어 걸음만 재촉한다. 다만, 포장마차 한 켠에서 따스하고 하얀 연기를 피워내는 주전자에 눈길이 간다. 추운 날씨는 아니지만 어쩐지 국물 음식이 먹고 싶어지는 풍경. 



텐진 중앙공원을 지나 문 닫힌 상점 거리를 걷는다. 강가를 따라 길게 이어지는 나카스 가와바타 상점 거리는 9시가 채 되지 않은 시간인데도 한산하기만 하다.



상점 거리의 끝에 쿠시다 신사의 후문이 보인다. 절분 액막이 대제(節分厄除大祭)를 알리는 안내문과 조형물로 장식된 모습이 우스꽝스럽다.  세쓰분이라 부르는 절분(節分)은 입춘을 맞아 입춘 하루 전날에 행해지는 대제로 에도시대 말기부터 액막이 기원의 성격을 지닌 축제란다. 



좁게 뻗은 골목길로 들어선다. 드문드문 등불을 밝힌 주점들의 분위기가 고스란히 느껴진다. 마치 이곳에 사는 것처럼 골목을 지나는 사람들의 일부가 되어 걸어간다.



골목을 돌아 나오는 순간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는 한 사람의 궤적을 따라 뒤를 돌아본다. 빛이 적당히 번진 기분을 만끽하며  그 순간 그대로 고스란히 사진에 담고 싶은 맘으로 셔터를 눌러본다.



2011년 경 새로 단장했다는 JR하카타역 앞에서 어색한 기념 촬영. 사진 찍어주는 사람이 있다는 게 이럴 땐 참 좋다. 기차역 건물을 백화점과 다양한 쇼핑 센터로 다양하게 활용하고 있다. 단조로워지기 쉬운 건물을 적절한 조명으로 꾸며두니 멋져 보인다.



뭔가 아쉬운 하루의 끝자락에 숙소 근처 할인마트에서 종류별로 사온 아사히 맥주 시리즈가 함께한다. 종류별로 잔에 나눠 마시는 맥주 맛은 여행 중이라는 안주가 더해져 일품이다. 숙소 주방의 한가운데 테이블을 차지하고 앉아 내일은 어딜 갈지 이야기를 나누고 맥주를 홀짝홀짝 들이켠다.



할인매장에서 파는 모둠 회가 생각보다 물이 좋다. 양이 적어서 감질나긴 했지만... 한점씩 먹다 보니 어느새 빈 접시.



라면에 물을 부었다. 그럭저럭 괜찮았던 왼쪽 컵우동과 포장에 나온 사진과 너무도 달랐던 튀김 우동. 야밤의 허기를 달래기엔 충분하다. 이야기를 좀 더 나누고는 하루의 마무리를 위해 방으로 이동한다.



역시 하루의 마지막은 고스톱으로 마무리... (응?) 
여행지의 밤은 플라스틱이 부딪히며 만들어내는 경쾌한 소리와 함께 깊어만 가는구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