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원까지 면허증 찾으러 가는 데 따라갔다. 사실 할 일도 없었다. -_-;
소희가 이것저것 신청하는 동안 필름을 새로 끼우고 바나나 우유를 마신다.
한참을 기다려서 면허증을 찾고 나오니 면허시험장이 반짝이고 있다.
화창한 날씨. 빈둥빈둥 걸어서 늦은 점심을 먹으러 간다.
근처에 뭔가 먹을만한 게 있나 살펴보다가,
그냥 노원역에 있는 롯데백화점 꼭대기로 올라갔다.
끼니때가 지나서 그런지, 평일이라서 그런지 한가로운 돈까스 집에 들어앉아
창밖을 바라본다. 면허시험장이 한눈에 들어온다.
돈까스를 시키니 먼저 가져다주는 깨 방망이.
살살 갈아준다.
내가 시킨 소바세트가 깔끔하게 먼저 나왔다.
수다를 떨면서 느긋한 점심을 즐긴다.
점심을 먹고선 옆에 있는 아스크림집에서 녹차 아이스크림을 먹는다.
요구르트 맛이 섞인 것과 섞이지 않은 것.
섞인 게 더 맛있다.
반쯤 졸면서 또 한참을 지하철 타고 덜컹덜컹.
강변역에 내린다.
허름하고 새까만 주변지역 안내도 이정표.
누군가 불을 지른 모양.
집으로 향하는 길목. 천천히 걸음을 옮긴다.
따스한 햇볕 사이로 분홍빛 물결이 눈에 들어온다.
연둣빛 사이로 고개를 내민 개나리를 마주 보고 선다.
아.. 봄 이구나.
한가로운 골목길 풍경 사이로 벌써 많이 서쪽으로 기운 햇빛이 비춘다.
천천히 한 걸음씩 떼어 집으로 오르는 길.
산책하는 강아지를 스쳐 지난다.
집으로 들어서는 문턱.
가지런히 자리한 계량기들 모습이 귀엽게 보인다.
빨랫줄에 걸린 장갑의 붉은빛.
어스륵히 저무는 노을이 따스하게 다가온다.
짧은 도심 여행을 마치고 집으로 들어선다.
어지러워진 책상 한쪽에 놓인 일병 약모.
약복을 입고 돌아갈 채비를 하다가
거울을 마주 보고 나를 기억한다.
다시 돌아가는구나.
postScript
또 일주일이 시작 됐고,
곧 바깥 바람을 쐴 기대에 부풀어
시간은 여전히 빠르게 흐르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