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담한 광장이 있다.
의 일부분.
힐끔힐끔 둘러보기 시작한다.
직선으로 뻗은 분수가 타워와 일직선으로 맞닿아 있다.
타원형의 휴식공간.
사진을 찍다 보니, 구석에 한 여인이 보인다.
어쩐 일인지 혼자 울고 있다.
조용한 곳에서 혼자 우는 여인네라...
사진을 찍으며 가까운 곳으로 가보았지만,
혼자이고 싶은 사람을 방해하고픈 생각은 들지 않는다.
다만, 우는 여인네를 보면 왠지 약해지는 남자라는 동물의 습성 때문인건지.
조금씩 주변을 빙빙 돌아보지만,
현실은 드라마처럼 호락호락하지 않아서 별일이 일어나지는 않는다.
예쁜 조명을 밝히는 타워의 모습을 조용히 바라보며
입구를 향해서 걸음을 옮긴다.
사람들이 다 떠나버린 걸까.
여기에도 사람의 흔적은 드문드문할 뿐이다.
아기자기 꾸며놓은 공간이 맘에 들어 조금 더 다가가 본다.
내려가는 입구.
전체적으로 신경 써서 만든 조명이 아늑한 분위기를 만들어 주고 있다.
길 끝쪽으로 다가간다.
건물들이 유럽의 작은 도시처럼 꾸며져 있다.
가장 끝쪽에 있는 건물로 다가가 보았다.
유람선을 탈 수 있다고 들었던 것 같은데,
늦었는지 문을 닫았다.
왔던 길을 돌아보니 벌써 어두워진 하늘 사이로
멋진 풍경이 만들어져 있다.
빛이 만들어내는 모습은 항상 놀랍다.
바닷바람이 차기도 하고, 출출하기도 하고
입구 쪽에 있던 카페로 들어섰다.
날이 춥지만 않으면, 밖에 앉아도 좋을 뻔했다.
메뉴판을 보고 대충 훑어보고는
기네스 한 병과 어니언링을 주문 한다.
breath라는 이름의 카페 명패를 은은히 밝힌 조명이 비추고 있다.
조용해서 너무 좋다.
일본에서의 마지막 밤을 기념하는 의미로
혼자 잔을 채우고 분위기를 잡아 본다.
자. 건배!
커피도 팔고, 다른 칵테일도 파는 듯.
바의 모습이 딱 보기 좋을 만큼 잘 정돈되어 있다.
양파튀김이 나왔다. -_-;
주문하면서 좀 비싸다는 생각이 없지 않았는데,
꽤 양이 많다.
바로 튀겨서 나온 것이라 맛도 훌륭하다.
아니면, 내가 분위기에 취해서 맛을 느끼지 못하는 거든지..
노란 불빛이 잔 속을 통과해
흐릿한 그림자를 만들어 낸다.
거의 보름 남짓 일본을 헤집고 돌아다녔던 내 기억들도,
조금씩 희미해질 거라는 생각을 하니,
아쉬움이 커져만 간다.
한껏 거품을 내서 남은 맥주를 따라 본다.
씁쓸한 맛이 입안을 감싸고 달달한 뒷맛을 남긴다.
종일 들고 다녀서 너덜거리는 지도를 펴고,
다시 나설 채비를 한다.
어디로 가볼까....
남은 맥주와 어니언링을 먹는 사이에
한 가족이 들어와 저녁을 주문한다.
슬슬 나가야겠다.
물을 한잔 달라고 해서 입가심을 한 다음
짐을 챙겨 밖으로 나선다.
아담한 입구를 나서서 다시 한 번 돌아본다.
이 카페 꽤 맘에 들었다.
바다가 보이는 곳에 꾸며진 테라스.
다음을 기약하기가 힘들단 건 알지만,
다음에 다시 올 수 있다면 정말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바다가 보인다.
postScript
거의 후반부로 가는 여행기입니다.
허허. 사진 올리면서 맥주생각이 간절해졌어요.
흑. 맥주 주세요. ㅜ.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