좁다랗게 뻗은 골목길을 따라서 걸음을 옮긴다.
자민당이라고 콱! 박힌 건물.
좀 생뚱맞긴 하지만 모양이 깔끔하니 보기 좋다.
고이즈미의 사진이 보이는 듯도... -_-;
거친 질감의 벽을 지나서 도시락을 든 회사원이 길을 걷는다.
나른한 오전의 한순간.
나는 길을 따라 계속 걷는다.
볕을 받은 나뭇잎이 색색으로 빛을 낸다.
뭔가 잔뜩 붙어있는 게시판은 덩그러니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길 한 편에 조심스레 고개를 디미는 별 모양 꽃.
어쩐 일인지 반갑다. 예상치 못한 선물을 받은 기분이랄까.
종이로 접어놓은 것 마냥 고운 잎을 펴고 햇살을 담는다.
그 순간과 그 빛. 한 줄기 바람을 담아본다.
역 근처가 가까워진다. 커다란 병원이 있다.
버스를 기다리는 사람들도 어쩐지 느긋한 느낌.
아찔한 햇살이 나른하다.
나무 그늘로 무성하게 길을 덮은 짙푸른 녹색이 시원하다.
잔뜩 모여있는 자전거와 잎사귀들은
삭막한 도시에서의 여유를 느끼게 한다.
아~ 날씨 좋~다.
LED를 전문적으로 파는 가게가 있다.
간판이 멋지다. 유리창 너머로 안을 힐끔 구경해 보고는 다시 걷는다.
낡은 건물과도 만난다.
허름하게 방치된 느낌이지만 사람이 살고 있는 곳인 듯.
녹색의 물결 사이로 붉은빛의 볶음국수(
やきそば) 간판이 도드라진다.
깔끔한 인도를 따라 이곳저곳 두리번거리면서 계속 걷는다.
빛이 가득한 하늘을 배경으로, 녹색 잎사귀로 그림을 그려본다.
윤기가 나는 잎사귀들은 보는 것으로도 상쾌함을 부른다.
자그마한 벽돌 사이로 자리 잡은 한무더기의 노란 꽃들도
한들한들 여유롭다.
길거리 풍경 속에 자리한 이 낡고 작은 집은 뭐 하는 곳일까.
건너편으로 건너는 지하도로 통하는 입구가 있다.
줄줄이 늘어선 조명이 들어오라고 손짓을 하지만, 난 조금 더 걸었다.
지하철을 타러 가야지...
선명하게 붉은 꽃들이 한껏 자기를 뽐내며 있다.
지하철역 입구가 보인다.
치요겐조구치(千代??口)역.
촘촘하게 자리잡은 풀잎사이로
잠시간의 산책에 아쉬움을 남겨두고
역 안으로 몸을 옮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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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무척 덥네요~
오늘 하루도 잘 보내셨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