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찾아본다.
구석에 조그마하게 보이는 한글 간판.
후쿠오카 게스트하우스어째 좀 허름하다.
비에 젖은 플랭카드를 따라 계단을 오른다.
건물을 두층정도 임대해서 쓰는 모양.
붉은 글씨가 인상적이다.
얼핏 허름해보이는 숙소에 살짝 실망했지만,
친절하게 체크인 전까진 짐을 맡아주신다 해서
배낭을 맡겨두고 돌아다닐 채비를 한다.
오사카에서 100엔샵에서 사놓고
배낭에 넣어둬서 쓰지 못한 우산도 챙겨들고 만반의 준비를 한다. -_-;
거리로 나선다.
여전히 우중충한 날씨.
흐르는 차들을 바라보며 발길닿는데로 몸을 움직여본다.
치도리바시(千鳥橋)를 건넌다.
지도를 살펴보니 후쿠오카항이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기에 한번 가보기로 했다.
물위에서 뭔가 작업중인 포크레인.
궂은 날씨에도 아랑곳 없다.
다리를 건너자마자 마주친 예쁜 간판들.
여긴 뭐하는 곳이지?
몇번인가 건널목을 건너고 길을 따라 골목으로 들어선다.
골목의 끝자락은 물가와 닿아 있었고 간판만 덩그러니 놓여있다.
'위험해요!'
비를 머금어서 그런지 더 무성해보이는 화초들
왠지 쓸쓸하다.
탁한 물빛과 쓰레기들.
왠지 정겹다. -_-;
여기도 사람 사는 곳이구나 하는 생각도 들고...
공터뒤로 고가도로가 지난다.
조그만 가건물에 뭔가 움직인다.
가까이 가보자.
가까이 다가가는 중에 발견한 느낌 좋은 자동차.
금색 엠블램이 맘에 든다.
적당히 젖어있는 느낌도 나쁘지 않다.
조그마한 집안에 혼자 서성이는 개를 발견했다.
좀 사나워 보이긴했지만 불쌍해보인다.
독특한 빛깔의 건물과 세워진 차들 사이로
물웅덩이들이 자리한다.
가지런히 걸린 우산들.
찌그러진 것도 있다.
왠지 재미있는 모습.
다닥다닥 붙어있는 작은 집들사이로
사람 사는 냄새가 난다.
온기가 느껴져서 좋다.
골목을 벗어나 큰길쪽으로 나서는데 낡은 전봇대가 눈에 들어온다.
꽤 오래되어 보인다.
편의점을 발견했다.
생각해보니 아직 아침도 안먹었다. -_-;
조심스레 들어서서 먹을거리를 찾아본다.
먹을거리를 사들고 나서는 길.
배수구 사이로 돋아난 작은 새싹들이 푸르름을 한것 뽐내고 있다.
역시나 비에 젖어서 1.5배쯤 짙은 색깔.
오늘의 아침메뉴는 유부초밥.
좀 부실하긴해도 밥이니까.. ^^;
딱이 먹을 곳이 없어서 그냥 주섬주섬 먹는다.
순식간에 다 먹어버리고는 다시 걸음을 옮겨본다.
몇번인가 건널목을 더 건너고 건너서
어딘지도 모르는 길을 걷고있다.
뭔가 거창해 보이는 건물들이 보인다.
항구가 가까워진건가.
깔끔하게 보이는 앉을 곳이 있었지만,
비에 젖어 있기도 하고 밥도 먹었겠다.
힘을내서 계속 걸어본다.
걷는데는 이미 이골이 나있다. ^^
고가 밑으로 보이는 건널목을 또 건넌다.
길은 제대로 찾아 가고 있는지 모르겠다.
붉은 벽돌색이 맘에 드는 건물을 향해 걷는 중.
조금씩 주위 풍경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거대한(?) 건물이 시끌시끌하다.
근처와는 달리 사람들이 많이 움직이는게 신기해 가까이 가본다.
이곳은
후쿠오카 국제회의장 (福岡?際?議場)뭐랄까 우리나라의 COEX같은 느낌.
유심히 보니 왠 아가씨들이 많다.
다들 정장차림이고..
뭐지?
시간에 늦었는지 뛰는 사람들도 있고
어쨌거나 나는 신기한듯 구경한다.
사람들이 지나간 흔적을 살피다보니 간판이 보인다.
平成18年度 筑紫女?園大??筑紫女?園大?短期大?部 入?式
대학 입학식(入?式)이었다.
그것도 여대! ^^;
뭔가 상황파악이 한꺼번에 되는 기분. -_-;
저쪽으로 가볼까?
방향을 틀어 걸음을 옮긴다.
길은 제대로 찾은 것 같긴 하다. 허허.
가던길을 뒤돌아 서서
거대한 건물의 간판을 유심히 살핀다.
후쿠오카 국제센터(福岡?際センタ?)이곳에 내가 스쳐갔다는 흔적을 남기고, 다시 걷기 시작한다.
postScript
봄이 오는 건지 자꾸 졸려요.
그냥 졸린건가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