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딘가의 틈새로 비치는 빛은 잎새에 부딫히고, 다시 내 눈에 부딫혀 박힌다.
이 순간 이렇게 빛나는 잎은 내 기억 어딘가에 깊게 새겨진다.
단지 풀잎일 뿐인데도 감정이입 해버렸다. -_-;
햇살은 조금 뜨겁게 느낄정도가 되어서 구석구석을 어둡지 않게 비춘다.
소화기통, 그리고 빈 박스에도 옅은 빛을 뿌린다.
빛이 없다면 이런 빛깔이 존재하는 걸 알 수 있었을까.
연분홍의 선을 그리는 꽃잎들이 고운 새색시같다.
하얀 자갈들에게도 빛은 예외가 아니여서,
반질반질하게 윤이난다.
조경용 담장인건가.
집앞을 가로막는 것이 없어서 좋다.
나이 많은 나무들이 팔을 드리우고 빛을 마신다.
구름과 구름 사이 그 틈으로 빛이 쏟아진다.
지도를 보다가보니 근처에 절이 있다.
들렀다 가볼까.
딱히 목적지가 없는 길이라서 편하게 절로 움직인다.
초입.
여전히 사람은 없다.
특이하게 생긴 돌상.
조용한 분위기가 좋다.
사람이 아예 없진 않은 모양이다. 드문드문 지나간다.
동상 뒤로 두부아이스크림이라던지 하는 것을 파는 가게가 있다.
아담해 보이는 건물. 꽃이 여기저기 피어있다.
본당쪽에도 가보지만 딱히 하는 건 없다.
석등이나 이런 것들에 감탄하고,
이런 글씨들이나 분위기에 흠뻑 취하고 느낄 뿐.
뭘 좀 알아야 더 재밌으려나.
향을 피워놓는 곳.
풍기는 냄새와 이곳의 분위기가 묘한 느낌을 만든다.
돈을 내야지 향을 피울 수 있다.
일종의 무인판매대?
조금 더 구석을 살펴본다.
지나는 사람이 있으면 왠지 쑥쓰러우니 조용히, 조용하게 걸어 들어간다.
postScript
휴우~
집에 있다가 부모님과 저녁먹으러 다녀왔습니다.
부른 배 두드리면서 바로 집 근처인 서울숲에도 다녀왔구요.
하루가 후딱 가버리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