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low to japan 2006/kyoto 25

20060331 빛을 따라서

Flow to Japan 8th day Kyoto, Japan 어딘가의 틈새로 비치는 빛은 잎새에 부딫히고, 다시 내 눈에 부딫혀 박힌다. 이 순간 이렇게 빛나는 잎은 내 기억 어딘가에 깊게 새겨진다. 단지 풀잎일 뿐인데도 감정이입 해버렸다. -_-; 햇살은 조금 뜨겁게 느낄정도가 되어서 구석구석을 어둡지 않게 비춘다. 소화기통, 그리고 빈 박스에도 옅은 빛을 뿌린다. 빛이 없다면 이런 빛깔이 존재하는 걸 알 수 있었을까. 연분홍의 선을 그리는 꽃잎들이 고운 새색시같다. 하얀 자갈들에게도 빛은 예외가 아니여서, 반질반질하게 윤이난다. 조경용 담장인건가. 집앞을 가로막는 것이 없어서 좋다. 나이 많은 나무들이 팔을 드리우고 빛을 마신다. 구름과 구름 사이 그 틈으로 빛이 쏟아진다. 지도를 보다가보니 근처에..

20060331 한적한 산책

Flow to Japan 8th day Kyoto, Japan 더할나위 없이 한적해서 심심하게까지 느껴지는 길. 하지만 주변에 보이는 것들 하나하나 재밌게 천천히 볼 수 있어서 좋다. 저 멀리 보이는 산은 어딜까. 혹은 여긴 어딜까 싶은 궁금증도 생기지만 무슨 상관이랴. 난 그저 이곳이 좋다. 자그마한 집들과 논과 밭. 한 박자 느리게 바라볼 수 있는 것들이 가득하다. 뭘 키우는 건지 유심히 봤지만, 내가 알 턱이 있나. -_-; 전통적이지만 그리 낡아보이진 않는 집들이 맘에 든다. 감탄할 정도로 정갈하게 다듬어져 있는 정원수들이 걷는 길을 재밌게 해준다. 점점 푸르게 짙어지는 하늘은 나즈막히 나를 내려다 보고 있다. 구석에 숨은 꽃을 참 좋아한다. 꽃 이름도 잘 모르지만 그 붉은 빛이 나를 불러 세운다..

20060331 호수를 만나다

Flow to Japan 8th day Kyoto, Japan 와~ 길을 따라가다 보니 호수가 나타났다. 지도에는 작게만 나와있던 곳인데 꽤 시원한 모습을 보인다. 잔잔한 풍경이 참 좋다. 놀이터도 만나 보고 계속 지난다. 사람을 보기 힘들어 참 조용한 동네라 생각했다. 꽃들도 조용히 피어 있다. 조용한 길이 아늑한 느낌을 준다. 간간히 지나는 차들 사이로 호수가 함께 걷는다. 한동안 길동무가 되어 줬다는. 그림같은 풍경속에 홀로 떠있는 저 배는 물고기를 잡는 것일까? 출입 금지라고 되어있다. 낚시를 해본적은 없지만 왠지 낚시터 분위기인데 ^^ 오밀 조밀한 골목 사이로 보이는 풍경이 참 재밌다. 뭔가 소리가 들려 유심히 봤더니 한 학교에서 야구를 하고 있다. 재밌어 보이는 걸~ 쫙 펴져있는 이름모를 식물..

20060331 교토 우타노 유스호스텔 근처

Flow to Japan 8th day Kyoto, Japan 시내와 꽤 멀리 떨어져 있어서 버스로 한참을 가서 도착했다. 교토 우타노 유스호스텔. 아직 체크인은 불가능하고 짐을 맡기기로 했다. 배낭을 창고 같은 곳에 맡기고 앉아서 쉴 수 있게 해놓은 곳에서 도시락을 먹고 전기를 훔쳐 배터리를 충전 중. 대화실 같은 곳. 도쿄에서 갔었던 유스호스텔 보다 아기자기하고 규모가 좀 더 크다. 앉은김에 책도 보고 도시락과 같이 사온 무려 코카콜라에서 나온 녹차도 마시고 배터리가 다 충전되길 기다린다. 어딜갈까 고민을 좀 했는데 지도를 얻어서 대충 가보기로 했다. 카운터에서 지도를 한장 얻었다. 입구에 있는 등. 자 어디로 갈까나~ 햇볕이 따숩다. 시내에서 이곳으로 들어왔던 길과 반대방향으로 걷는다. 자전거를 타..

20060331 쿄토역

Flow to Japan 8th day Kyoto, Japan 흐린날씨에 교토역에 내렸다. 개운하지 못한 잠자리 탓인지 미어져나오는 하품을 있는데로 쩍쩍 해가며 눈을 부빈다. 교토구나. 시간이 너무 이른 것 같아서 역을 잠깐 구경해보기로 했다. 거대한 규모의 조형물같은 역사. 조금 높은 곳에 올라가 본다. 슬쩍 훔쳐다본 역 안쪽엔 기차와 전철들이 자기 자리를 잡고 있다. 흐릿해지는 하늘 사이로 살짝 진눈깨비가 흩날린다. 배낭을 풀어해치고 옷을 좀 따뜻히 입고, 짐을 정리하고 책을 뒤적인다. 역에서 멀지 않은 곳에 역이 있단다. 거기나 가볼까. 하늘에서 내리는 것들이 주춤하는 사이 날씨는 조금씩 좋아진다. 말도 안되는 내맘대로 방향찾기는 생각보다 정확해서 나선지 얼마 되지 않아 절을 발견할 수 있었다. 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