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yushu, Japan 2012/nagasaki

20120203 / 나가사키 랜턴 페스티벌 / 나가사키

pakddo 2013. 2. 8. 15:07


조금씩 어두워지기 시작하는 거리를 뒤로하고 차이나타운 메인 상점가로 들어선다. 축제 분위기가 가득한 색색의 등이 붉을 밝히고 있다. 



이리저리 사람들에게 휩쓸려 걷다 보니 뭔가 이벤트를 진행하는지 사람들이 웅성거리며 서 있다. 마이크를 타고 울리는 남자 진행자의 목소리가 유쾌하게 걸음을 붙잡는다.


얼마 지나지 않아 길거리를 가득 메운 관객들 앞에서 화려한 기예 공연이 시작되었다



분위기가 흥겨워 누가 뭐랄 거 없이 그대로 서서 얼마간 공연을 지켜보고 섰다. 줄에 걸쳐진 도구를 가지고 묘기를 펼치는 아저씨와 소녀들의 모습이 활기차다.



멋진 동작이 나올 때마다 터져 나오는 박수와 함성에 괜스레 보는 나도 가슴이 두근거린다. 신난다. 재밌다.



길가다 마주친 고급스러운 카스텔라 집엘 들렀다. 이즈미야 본점(和泉屋 本店 http://goo.gl/j72YC) 나가사키가 카스텔라로 유명하다고 하니 나눠 먹을 한 상자를 샀다. 6조각에 630엔. 꽤 비싸다.



상점가를 따라 걷기 시작했다. 자그마한 골목들을 다니는 동안 각양각색의 가게 풍경이 물결처럼 흘러간다.



여행 동반자들의 모습을 뒤에서만 바라보다 조금 앞에서 보니 미묘하게 어색해 보인다. 다들 안 친한가... :-)



지나던 가게에 카스텔라 아이스가 보이길래 냉큼 들어가 그것도 샀다. 먹는 여행이다. 맛은 빵또아 맛. 흐흐.



랜턴 페스티벌(http://www.nagasaki-lantern.com)의 중심인 개천 근처로 가까워질수록 많은 등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기념 촬영 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우리도 사진을 몇장 찍었다.



한켠에 앉아 고등어 초회로 만든 초밥을 먹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음식이라 다들 맛보았으면 하는 마음에 시장 골목에서 사왔다. 소풍나온것 같은 느낌. :-)



지나가는 사람에게 부탁하여 네 명 모두 나온 사진도 찍고 (하지만 얼굴이 잘 안보인다) 등불도 구경하며 여기저기 둘러본다. 



대낮처럼 환한 등불들을 뒤로하고 더 늦기 전에 돌아가기로 했다. 저녁을 먹을 것인가 말 것인가에 대해 열띤 토론(?)을 하며 나가사키역을 향해 발길을 옮기던 중 걸음을 붙잡는 가게가 나타났다.



囁き坂 (사사야키 자카 - http://goo.gl/WLGtb) 라는 이름을 가진 커피집. 소곤거리는 고갯길 정도 되는 듯. 어느 고갯길을 내려가다가 발견했다. 한눈에 봐도 뭔가 매력이 많아 보이는 가게라 들어갈까 말까를 고민하다가 일단 저녁을 먹자며 그냥 지나쳐 갔다. 금강산도 식후경인 거니까. 그럼그럼.


저녁을 뭘 먹을까 의견 조율이 잘 되지않아 고민 하다가 대충 먹고 커피집에 가보기로 했다. 그리하여 결정된 메뉴는........



낮에 먹었던 나가사키 짬뽕과 접시우동(나가사키 짬뽕과 같은 양념에 바삭바삭한 면)에 다시 도전! 가격은 주먹밥이나 카스텔라가 빠져있어서 그런지 반 값 정도 했는데 맛은 거의 비슷했다. '나가사키 짬뽕은 원래 이런 맛이구나'라는 나름의 결론을 내리는 원선배의 의견에 다들 동의했다. 2~3평 남짓한 자그마한 가게에서 우리 일행만이 시끌벅적하게 식사를 마쳤다. 돌아가는 길을 물었더니 가게에 있는 지도를 꺼내어 가며 설명해주시는 아저씨의 친절함이 따스히 남는다.

식당에서 나와 아까 발견한 커피숍으로 향했지만 이미 문을 닫았다. 저녁을 먹지 말고 가보는건데... 이런.. ㅠ.ㅡ 이렇게 여행지에서 찾아오는 선택의 순간들은 아쉬움을 남기는 추억이 되곤한다. 

일본에는 백화점과 기차역이 붙어있는 경우가 많은데 나가사키역도 마찬가지였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도착한 기차역에서 우리는 뭔가 재미난 기억을 만들만한 걸 찾기로 했다.



탁 트인 형태로 되어 있는 카페(?) 쯤 되는 곳에서 당당히 술을 시켜 마시기로 결정. 나는 일본산 위스키와 탄산수가 믹스된 것을 시켰다. 



각기 다른 빛깔의 잔을 들고 오늘을 추억하며 건배! 독한 술이어서 그런지 피곤해서 그런지 금방 올라오는 취기에 나는 기분이 좋아지기 시작했다.



일정을 시작한 등 앞에서 서로의 사진을 찍어주었다. 내 얼굴은 알딸딸. :-)



좀 더 대범한 포즈를 취했다. 역시 술의 힘이란 놀랍구나. -ㅁ-; 나가사키를 방문했던 기억은 확실히 담고 간다.



기차에서 카스테라를 나눠먹고 이야기를 나누다가 잠이 들었다가 하다보니 후쿠오카에 도착했다. 



숙소로 그냥 들어가기 아쉬워 찾은 이자카야는 어제 찾은 곳보다 가격도 음식도 실망스러워서 적당히 먹고 돌아왔다. 





여행지에서의 시간은 한시가 아깝다. 그냥 자기 아쉬워 숙소에 돌아와 기린맥주를 종류별로 마시고는 엽서를 한장 쓰고 잠들었다. 내일은 유후인에 가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