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

20081125 아버지

pakddo 2008. 11. 29. 0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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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때는 우리 아버지가 부끄럽다고 생각한 적도 있다.
누군가가 세상에서 제일 존경하는 사람을 아버지라고 말할 때
나는 왜 그렇지 못하나 자책하던 때도 있다.
잠실에서 종각까지 자전거를 타고 가서 아버지와 점심을 먹었다.
멀어지는 아버지의 뒷모습을 보면서
아빠. 세상에서 제일 사랑하는 우리 아버지.
사랑합니다. 존경합니다.
속삭여 본다.

Dynamic Duo-아버지

덧없는 세월에 무심히 들은
시간 속에 나이 탓처럼
주름진 그대 미소는 한결같이 내게는
누구보다 아름다워 (아름다운 그대여)

당신의 그늘이 얼마나 아늑한지 몰랐죠.
어릴 적엔 미워 그림자 취급을 했었죠.
술에 취한 당신의 발자국
귓가에 들릴 때면 자는 척하며 방문을 잠궜죠.
혹시라도 약이 될까 하루가
끝나면 지친 입가에 털어 넣으시던 약주가
되려 고독함을 덧냈어.
잠겨진 문 앞에서 황소처럼 성냈어.
삶이 너무 고되서 집안 언저리에서
도둑처럼 보석 같은 눈물을 몰래 훔치던
그 모습을 본 후에야 내가 느낀 후회가
뼈가 저리도록 아픔으로 다가와.
세월을 속일 수 없어 주머니 속에 감춘
내 방파제가 돼준 주름지고 거친 손을
이제 꼭 잡을게요. 나의 위대한 그대여.
난 당신 때문에 하늘을 봐요. 나의 그대여.

주름진 그대 미소는 한결같이 내게는
누구보다 아름다운 고맙고 또 고마운
받은 만큼 드릴 수는 없겠지만
내 모든 맘 다해 사랑합니다.

어린 시절 아버지는 제게 영웅이셨죠.
작은 내게 당신의 존재는 신보다 컸었죠.
세상 그 누구보다 강하고 그 누구보다 해박한
당신이 나는 정말 자랑스러웠어요.
사실 좀 무서웠었죠. 사춘기 때는
너무나 아팠죠. 당신의 매는
그대가 안방에 계시면 난 언제나 내 방
내 방에 오시면 마루로 슬그머니 도망치며
서툰 그대의 화해 작전을 훼방 놨죠.
그때가 어제 같은데
그리도 넓디넓던 어깨가
몇 번의 사업 실패로 힘없이 축 쳐졌어.
느껴졌어 고된 삶의 무게가
서른이 다돼서야 나는 이해돼요. 그대가
얼마나 고되고 외롭고 치열했겠는지
아버지는 내 배역으로 당신이 섰던 무대가

주름진 그대 미소는 한결같이 내게는
누구보다 아름다운 고맙고 또 고마운
받은 만큼 드릴 수는 없겠지만
내 모든 맘 다해 사랑합니다.

활활 타오르던 당신의 눈
이제 꺼질 듯 위태로워진 촛불은
촛농이 떨어지듯 쉽게 흐르는 눈물을
이제 닦아 드릴게요. 나는 당신의 꿈
헐거워진 지갑 속에 끼워진
건장한 남자의 흑백사진
장롱 속에 차곡차곡히 쌓아놓으신
당신의 사진첩 나의 유일한 위인전
Ah dear father 사랑합니다.

주름진 그대 미소는 한결같이 내게는
누구보다 아름다운 고맙고 또 고마운
받은 만큼 드릴 수는 없겠지만
내 모든 맘 다해 사랑합니다.